예배인가 쇼인가

  • 입력 2018.05.03 11:4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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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시간에 연예인을 회중 앞에 세운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정죄할 수도 없고 정죄해서도 안 된다. 복음전파를 위해 선하게 쓰임 받는 연예인들 또한 적지 않다. 어느 면에서는 참 아름다운 이야기일 수 있고, 감동적일 수 있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그야말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소위 말하는 인기 있는 연예인을 출연료까지 줘가면서 예배시간에 세우는 속내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대중적 영향력을 활용해 일단 사람을 많이 모으고 보자는 얘기가 아니냐 하는 점에서 입맛이 적지 아니 씁쓸하다. 근자에 서울의 한 대형 교회에서 있었던 어느 연예인의 납득하기 어려운‘찬양(?)’은 그래서 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언제부턴가 한국교회 안에 ‘열린 예배’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파격과 가벼운 일탈이 종종 논란이 되어 온 적은 있었으나 이번의 경우는 그 도가 한참을 더 나간 듯하다. 교회 안에서의 친교 모임도 아닌 예배 도중에 유명 가수가 나와서 드라마 ‘도깨비’의 OST(Original Sound Track)를 불렀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 가수를 섭외한 사람이 교역자 중의 한 사람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논란의 핵심은 예배가 누구를 기쁘게 하기 위함이냐 하는 점이다.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고 흥을 돋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잘못 될 것 하나도 없다. 그러나 모름지기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영광을 드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교회와 교역자들이라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드라마 속의 저승사자와 도깨비, 어느 것 하나 기독교적 가치관에 어울릴 만한 것은 없다. 노래는 노래일 뿐 드라마의 내용과 연결 짓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알다시피 OST는 드라마의 내용과 무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도가 아무리 선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예배의 의미를 오도하거나 기독교적 가치를 훼손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배는 쇼가 아니다. 예배는 예배(禮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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