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통합운동에 자중지란 일어난 한기총

  • 입력 2018.05.30 21:0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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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향한 일부 군소교단들의 흔들기가 점입가경이다.

한기총회원교단장협의회 회장을 자임한 김창수 목사는 5월28일 서울 종로 혜화경찰서에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및 ‘업무상 배임’으로 엄기호 목사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회장이 독단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여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으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한기총 법인의 존속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합의서에 서명했기에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또한 연합기관 통합을 위해서는 임시총회를 열어 2/3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통합을 위해 법인을 청산하려면 3/4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근거해 한기총 법인의 청산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행위라며 사단법인 한기총을 위해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

한기총은 지난 수년간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을 목표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기총은 여러 주요사업 중 첫 번째로 ‘한국기독교 연합사업’을 놓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의 숙원인 ‘하나의 통일된 연합기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합과 일치에 선도적 자리에서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한기연, 한교총과의 통합논의는 한기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기총이 한기연과 한교총과의 통합논의를 진행해 가는 가운데 한기총 소속 일부 군소교단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넘어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통합 합의문은 원칙적 통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이를 놓고 한기총을 포기한다는 둥, 법인을 해산한다는 둥 과도한 선동으로 한기총 전체를 호도하려 하고 있는데다 대표회장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해 본격적인 흔들기에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

법인을 갖고 있는 한기총과 한기연의 경우 통합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회원교단과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임시총회 등의 과정을 거쳐 진행해야 한다. 이것은 상식이자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런데 일부 군소교단장들은 마치 대표회장이 이러한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임의대로 통합을 독단적으로 진행해 가는 것 마냥 한기총 정관, 법인 해체 운운하며 혼란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궁지에 몰아 직위를 박탈하고 군소교단들만의 한기총을 만들어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계획 아니냐는 무서운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회장은 “일부 교단장들이 말하는 것처럼 연합기관 통합을 즉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절차에 따라서 하게 될 텐데 마치 회원들의 뜻을 물어보지 않고 뒷거래하듯이 진행되는 것처럼 성급히 판단하고 호도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기총 관계자는 “현재 엄기호 대표회장을 상대로 한 가처분이 제기되어 있다. 이번 무리한 고소 행위도 결국 가처분 결정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며 “한기총을 개혁해 바로잡고자 하는 엄 대표회장의 행보에 불편함과 위기감을 느끼는 이들이 앞장서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지난 5월18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연합기관 통합 촉구 성명서에서 “‘한기총 중심의 통합’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낡은 주장”이라면서 “한기총 지도부는 한기총이 이미 오래 전 한국교회 대표성을 완전히 상실하였음을 깊이 인식하고 교회 연합운동에 걸림돌이 되어 한국교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세력으로 매도당하지 않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한 부분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한기총도 한국교회의 대 통합이라는 커다란 목표 앞에서 큰형님으로서의 아량과 포용력으로 이해하고 보듬으려는 자세가 우선되어야지, 내부적으로 갈등 양상을 표출하며 자중지란이 일어나는 모양새는 망신의 지름길이자 통합운동에서도 결코 우위를 차지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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