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기름 된 대신과 백석, ‘갈라서자’ 분위기 팽배

  • 입력 2018.07.17 15:3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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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과 백석의 무리한 교단통합으로 인한 부작용이 오는 9월 총회를 앞두고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백석은 백석대로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고, 대신은 대신대로 다시 ‘대신’교단을 복원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16일 백석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홍태희 목사)와 대신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근상 목사)가 각각 열리면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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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 방배동 총회회관 4층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비상총회를 반드시 개최할 것과 총회 명칭을 백석으로 사용할 것, 8교회당 총대 1인 파송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결의했다.

또한 항소심 패소 이후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모든 총대 앞에서 약속했던 것처럼 유충국 목사를 비롯한 대신이 맡고 있는 모든 직분(임원, 상비부서장 및 부원)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9월 정기총회 이전에 반드시 비상총회가 개최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홍태희 목사는 “총회 소집권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 유충국 목사라고 한다면 그들을 인정해주는 것 밖에 안 된다. 총회 한 시간 전에라도 임시총회를 열어야 한다. 이것을 장종현 목사에게 요구해야 한다. 비대위가 머리 깎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임시총회를 할 시간이 없다고들 말하지만 총회 당일에 일찍 소집해서 그 자리에서 임시총회를 먼저 열고 백석으로 교단 명칭을 바꾼 다음 총회를 시작하면 된다”면서 “오늘 결의를 노회별로 발품을 팔아서 동의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이들은 노회별로 임시총회 개최 동의를 서명받아 장종현 목사에게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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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대신교단 정상화를 위한 대신인 모임’이 16일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백석과 통합한 ‘대신통합파’ 목회자 35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백석과 결별하고 대신 제50회 총회를 다시 개최키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대신의 이름으로 백석과 교단 통합을 했는데 법원의 판결에 의해 통합 결의가 무효가 됐으므로 백석과 분리하여 대신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제50회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이라고 전제한 이들은 49회 총회장과 총회의 권한이 살아있다고 보고, 대신 제49회기를 회복하여 오는 9월에 대신 제50회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차기 총회를 구성하지 못하고 전임 집행부가 해산된 것으로 보고, 전임 집행부가 차기 집행부를 구성하기 전까지는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에 근거했다”며 “백석이 우리와 약속을 어겼기에 백석과 헤어지는 출구전략이다. 통합 결의 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당시 우리와 함께하지 않고 잔류한 수호측은 51회, 52회 총회를 개최해 지나왔다. 수호측과의 연대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모든 대신인들이 함께 제50회 총회를 개최함으로써 대신교단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자문에 나선 법무법인 담박 윤태식 변호사는 “대신 50회 총회는 1심과 항소심 판결까지 선고가 되어 법률적 판단이 확정된 상황이다. 법률적으로는 50회 총회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기에 통합 결의는 모두 무효”라고 해석했다.

이어 “대신에서는 49회 총회까지만 적법하게 열린 것이다. 50회 총회가 무효라면 49회 총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적법한 소집권자가 된다. 임기가 만료됐다 하더라도 후임 총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49회 총회장이 소집권을 가진다”며 “현재 소집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한 “50회 총회를 개최할 당시에 총대로 선출된 분들이 여전히 총대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 명단에 의해 총회가 개최되면 된다. 그게 아니더라도 법률적으로 대신교단은 사단법인의 형태를 띠고 있다. 민법에 의해 임시총회를 개최하면 된다”며 “법률가의 기우로써 만약 50회 총회 소집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비송사건으로 임시총회 개최 소집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잘 판단하셔서 대신교단의 장래를 결정할 회의를 열게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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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재판 결과와 대응방안을 발표한 조은성 목사(충심교회)는 “6월15일 항소심 재판은 원고가 승소했다. 판결문에 원고는 대신 공동체로써, 우리는 통합 전에도 대신, 통합 후에도 대신, 판결이 난 후에도 대신이다. 지금 대신의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다”면서 “백석도 빨리 자기네 교단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이 7월3일 효력이 확정됐기에 물리적으로 노회는 불가능하지만 49회기 당시 687명의 소집 총대 명단을 가지고 있다. 이 총대는 여전히 유효하기에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법률적 검토를 하는 것은 또 다른 하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우리의 정당성을 찾고자 함이지, 누구를 배척하고자 함이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떳떳하게 대신 교단을 바로 세우자”고 요청했다.

이어서 김종우 목사(주하나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백석과 통합 후 겪었던 고충들과 새로운 대신을 향한 기대를 담은 발언들이 이어졌다.

특히 황수원 목사는 “대신이 하나 되기 위한 것이다. 따지지 말고 수호측과 50회 총회 공동개최를 결의하고 추진하자. 수호측과 함께 이뤄야 하는 것이 대신 복원이다. 대신을 복원하는 것이 한국교회 앞에 우리의 사명”이라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을 토대로 이날 모임에서는 △제49회기 총회장 전광훈 목사의 소집권한 인정 △대신 제50회 총회를 소집절차에 따라 진행 △향후 50회 총회 소집과 관련 비대위에 권한 위임 △대신교단 임시사무실 개설 권한을 전광훈 목사와 비대위에 위임 등 4가지를 결의했다.

비상대책위원장 박근상 목사(신석장로교회)는 “대신에 있을 때 항상 고소고발을 하는 교단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백석과 통합을 찬성했지만 통합이 불법으로 얼룩져 무효가 됐다”며 “우리가 다시 대신이 된다면 옛날 대신은 절대 안 된다. 새로운 대신이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항소 판결에 따른 결과 보고 및 대신교단 정상화를 위한 대신인 모임’은 1부 예배와 2부 항소재판 결과 보고 및 법률자문, 3부 공청회 순서로 진행됐다. 마지막 순서로는 강대석 목사(청운교회)의 인도로 ‘대신교단을 위한 기도회’가 드려졌다.

대신과 백석의 교단 통합으로 한 울타리 안에 모여있던 ‘대신’총회가 통합결의 무효로 이름을 잃게 되자 자중지란이 일어나 물과 기름이 나뉘어지듯 대신과 백석이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

오는 9월 총회 이전에 대규모 이탈이 예견되고 대신교단 복원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대신과 백석의 교단 지형이 어떻게 변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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