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 위한다는 NAP, 우려하는 ‘국민들’

  • 입력 2018.08.10 10:09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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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아닌 ‘성평등’ 독소조항 유지한 채 국무회의 통과

보수 기독교계와 시민단체들, 우려 표명하며 거세게 반발

“소수를 감싸기 위해 대다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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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인권정책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에 보수 기독교계가 전면적으로 반대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인권 보호와 제도적 실천을 목표로 하는 범국가적 종합계획인 3차 NAP는 2016년 1월부터 26개 정부 부처 및 기관의 협의를 거쳐 제3차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지난 7월 국가인권정책협의회에서 의결한 후 8월7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제3차 NAP는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서 인정되는 권리분류를 따라 8개 목표를 중심으로 과제를 구성했다. 모든 사람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평등을 추구하며, 모든 사람이 기본적 자유를 누리는 사회. 또한 모든 사람이 정의 실현에 참여하고,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공정한 사회, 인권의식과 인권문화를 높여하고, 인권친화적 기업 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안전권 신설 △범죄피해자 보호 강화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 △기업과 인권 신설 △인권존중, 평등과 차별금지, 민주적 참여 원칙 등이 눈에 띈다.

이 같은 인권정책에 기독교계는 ‘현 정부의 편향된 인권정책의 표본’이라는 비판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 이하 언론회)는 7일 논평을 발표하고 국민의 힘으로 인권 정책 시행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회는 “NAP의 문제점은, 종래의 ‘국민’에서 ‘모든 사람’으로 바꾸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들도 국민과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기본권의 주체가 ‘국민’인 것도 무시하는 혁명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 평등(gender equilty)이 성 정치(Sexual Politics)를 용인하므로, 인간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성적 도덕적 타락을 부추기는 정부가 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가중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표했다. 언론회는 “현재도 장애인이나 노인이나 여성에 대한 것은 차별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그럼 남은 것은 이단이나 이슬람, 동성애/동성혼에 대하여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려 혼란이 가중되고, 대다수 국민들의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이 차별 당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언론회는 여기에 더해 공무원 및 인권 관련 종사자, 군대 내 인권보호 강화, 기업들에게도 인권 압력을 가하는 정책을 펴서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군대와 민간에도 NAP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인권정책으로 기업까지도 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보수 기독교계 및 시민단체들은 언론회가 지적한 점들을 우려하여 7월부터 성명서를 내고, 잘못된 NAP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2달 여 동안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삭발집회와 혈서 쓰기 등을 했으나 끝내 독소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NAP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언론회는 “현 정부의 이 같은 안하무인격 태도는 한 마디로 전체 국민을 너무 가볍게 보는 처사이며, 오로지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을 밀고 나가겠다는 고집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이 반대한다면 적어도 이에 대한 해명을 하거나 독소조항을 수정하거나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쫓기듯 국무회의에서 해치워 버렸다”고 지적했다.

한기총, 한기연, 한교총, 한장총 등 기독교를 대표하는 주요 연합기관들도 뜻을 모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NAP와 차별금지법에 순교적 각오로 저항할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NAP의 핵심은 헌법에 기초한 양성평등을 무력화하고 성 평등, 즉 동성애를 옹호하며 동성애자들을 정부가 나서 보호하고 지켜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건전한 성윤리와 가치를 정부가 나서서 송두리 채 뽑아버리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고, 장차 동성애와 동성혼까지 합법화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양성평등이 아닌 성 평등이라는 이름하에 저질러지는 문란한 성행위까지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옹호하는 것에 대해 일체 거부한다”며 “이는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동성애자들을 혐오하지 않는 것과 옹호하는 것의 차이를 혼동하고 있음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수를 감싸기 위해 대다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NAP와 차별금지 기본법 제정을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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