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하나님의 이름을 가증스럽게 팔며 세습을 정당화했다”

  • 입력 2018.09.03 21:4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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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위원장 이정배 목사)가 지난 3일 ‘교회의 사유화, 그 불신앙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명성교회를 비롯한 교회들의 세습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신학위는 이번 성명을 통해 “교회세습은 교회의 공공성과 본질을 훼손하는 부도덕한 일이며, 동시에 종교적으로는 종교 권력을 소수가 독점하고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는 불신앙이기에 강력히 규탄한다”며 “명성교회의 세습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신학위는 “명성교회의 세습논쟁은 한국교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명성교회의 경우 소속교단의 법과 질서를 거스를 뿐만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가운데 강행되고 있기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소속교단의 공공성을 해쳤을 뿐 아니라 ‘교회란 무엇이며, 목사란 누구인가’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 뼈아픈 사건이 됐다”고 통탄했다.

이어 “하나님 이름을 가증스럽게 팔며 세습을 정당화시킴으로써 무엇보다 목회를 소명으로 알고 곳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한국교회의 ‘가난한’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며 “소위 성공했고 축복받았다는 이들 세습교회로 인해 한국교회는 정말로 위태로운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했다.

나아가 “교회는 대기업처럼 사유화된 권력과 지위를 세습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위해 성서 진리의 의미마저 곡해, 왜곡시켰다. 세습이란 탐욕을 위해 스스로 사이비 기독교로 옷을 갈아입고자 하는 것 같다”며 “명성교회 부자세습 문제로 인해 상처 입은 이들에게 사죄하는 동시에, 명성교회 김삼환, 김하나 목사 부자와 그 측근들에게 지금이라도 세습결정을 돌이켜 하나님을 경홀히 여긴 죄를 속죄할 것을 마음을 다해 촉구한다”고 전했다.

특히 신학위는 “한 영혼을 실족케 하는 것은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물속에 들어가야 할 만큼 중한 죄이다. 신앙인의 양심은 ‘내 안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목소리’란 것이 교회의 설교가 아닌가. 그럼에도 세습의 반(反)복음성과 반(反)기독교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양심의 소리들을 오히려 욕하고 저주하며 침묵케 했으니 교회의 미래 또한 암담하다”며 “세상의 적폐가 밝혀지는 현실에서 교회 내 적폐 역시 하나님과 세상 앞에 여실히 드러날 때가 됐다. 이후 교회 밖을 향한 예언자적 사명을 위해서라도 교회들의 회개가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이름으로 모인 신학자들이 그리스도의 몸적 지체로서의 애정을 갖고 명성교회 김삼환, 김하나 목사부자에게 진정어린 충언을 한다”고 문장을 시작한 이들은 “교회를 염려하는 신학생, 평신도 그리고 목회자들이 입을 모아 ‘아니오’라고 말하는 담임 목사직 세습을 철회하라”고 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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