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통합을 기대한다

  • 입력 2014.09.26 11: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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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 서니 ‘총회’ 얘기부터 나돈다. 그 뚜껑을 열자마자 우리나라 교계의 중견 교단으로 자리 잡은 장로교단의 모 교단 둘이 통합을 결의했다는 소식부터 들려 일면 반갑기 그지없다. 다들 헤쳐모여를 연례행사처럼 반복할 때인데 헤쳐’가 아닌 ‘모여’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 소식 자체만으로도 적지 아니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그것도 참석 회원 만장일치로 가결을 보았다는 아름다운소식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교단들이 헤쳐모여를 반복해 온 만큼 이번만은 깨지는 일없이 원만하게 잘 통합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한 가지 결과만을 놓고 볼 때는 매우 아름답고 은혜로운 일임에 틀림없는 듯하나 풀리지 않는 문제는 그럼에도 여전히 교단의 수(數)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교단의 통합을 통해 최소한 하나는 그 이름이 지워져야 할 교단이 그대로 존속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일러 다 그런 것이라고 말해버리기에는 무언가 좀 뒷맛이개운하지가 않다. 여기서 우리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왜 교회는 그 세(勢)를 불리려 하는 사람들과 그세(勢) 아래로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으냐 하는 것이다.

 

모르기는 해도 아마 그 답은 명예와 권세를 얻기 위함 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으로 안다. 세를 불려서 큰 권세를 누리자고 하는 이들과 ‘작으면 어떠냐? 소의 꼬리보다 쥐의 머리가 낫지 않느냐’는 식의 작은 생각의차이만 있을 뿐인 것같다.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크게 존경 받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나 원하건대 더 이상의 지탄은 없어야겠기에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기 집단의 유익이나 자기의 명예와 권세를 챙기기 위한 ‘헤쳐’도 멈추어야겠지만 인위적 ‘모여’ 또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오직 바람직한 것은 자연스런 조화속에 화합을 통한 통합이라는 점을 호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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