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장래가 촉망되던 한 청년의 삶이 송두리째 구겨진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낼 경우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패가망신이다. 형사상의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경제적으로도 매우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찌 된 일인지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도 별것 아닌 것으로 아는 것 같다. 물론 법은 있으나마나다. 솔직히 법 따로 현실 따로 인 곳이 교통사고 현장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술에 관해서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도량(度量)이 넓은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술 먹고 운전하는 차에 목숨을 잃어야 이 도량이 좁아지겠는지 그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통계자료 중에 발견된 흥미로운(?) 점 하나는 음주운전도 해본사람이 계속 한다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한국 속담을 그대로 닮았다. 그렇게 음주운전을 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것도 문제거니와 그것을 무슨 영웅처럼 대접하는 국민들의 정서는 더 문제다. 음주운전은자신의 목숨만을 내건 모험이 아닌, 자신과는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의 귀중한 생명을 담보 잡는 것이다. 모쪼록 이번에는 처벌이 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