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상에서의 리더십, 다니엘과 친구들에게 배우라

  • 입력 2018.10.30 14: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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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라”

“기술이 당신을 정의하려는 시도를 거부하라”

 

변화와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의 선교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되는 이때, 교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리더십에 대해 다시금 진단하고 점검하고 모색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풀러 신학교(마크 래버튼 총장) 코리안 센터(원장 김창환 박사)와 갈보리교회(이웅조 목사)는 10월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갈보리교회에서 ‘위기, 변화, 리더십’을 주제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풀러신학교의 마크 래버튼 총장과 지구촌교회의 진재혁 목사가 전체강의를 인도했고, 김아영 박사(횃불트리니티 선교학)와 김창환 박사, 조은아 박사(풀러신학교 선교학)가 선택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변화하는 세상에서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한 래버튼 총장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모두와 동화될 것을 강요받더라도 정체성을 잃지 말고 진정한 힘과 위협이 무엇인가를 분별할 줄 아는 지도자들이 될 것을 주문했다.

래버튼 총장은 “많은 역사학자들이 말하길 ‘모든 사람들은 당대에 대면하는 위기가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모든 세대들이 그랬지만 그럼에도 오늘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위기는 진짜 위기”라고 지목하고 “지난 60~70년간 한국에서 경험한 변화는 이전의 그 어떤 세대에서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목격됐다”고 전제했다.

래버튼 총장은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은 기술 발전의 영향을 받는다. 효율성이 최고라는 결론 속에 살고 있고, 힘과 권력이 재정의되고 있으며, 목사로서의 권위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소명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사람을 돌보는 것이다. 기술과 힘과 시간이 충돌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것들이 전혀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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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에 직면한 지도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래버튼 총장은 다니엘서를 통해 목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래버튼 총장은 “기술과 힘이 재정의되고 변화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보여야 할 가장 중요한 반응은 기술의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라는 거짓말에 속을 수 있다. ‘좋은 기술력만 확보한다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짓말도 마찬가지”라며 “다니엘서를 보면 그것은 정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니엘서에서 목격하는 위기는 너무 깊고 커서 우리가 정말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정복한 땅의 총명한 사람들을 선별하여 왕이 지정한 음식을 먹게 하고,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학문, 새로운 문화를 가르치며 동화(同化)정책을 펼쳤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정복자의 명령이었으며, 저마다 민족의 정체성을 지워버리고 바벨론화 하려는 강력한 정책이었다.

래버튼은 “놀라운 사실은 다니엘과 친구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누구인가를 넘어 그들이 누구의 것인가를 잊어버리지 않았다. 느부갓네살에게 지배는 받을지언정 그가 내린 음식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거부하고 하루에 세 번 이상 조용히 정교하게 정체성을 확인했다”며 “위기가 너무나 심각하고 변화가 급속할 때 우리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정체성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의 혁명 가운데 매일 수천개 수만개의 정보들이 우리가 누구인지 정의하려고 한다. 기술과 힘이 이 시대에 상당히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지만 거기에는 정말 우리가 누구인가를 말해주고 있지 않다”며 “기술이 여러분을 정의하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거부하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아이폰을 느부갓네살에 비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할 때 열어서 보며, 내가 조정하는 당사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박한 생각”이라며 “아이폰을 잃어버리는 순간 깨닫게 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이 기계가 아니라, 모든 삶이 돌아가는 삶의 방식을 잃어버린 듯한 혼란을 겪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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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래버튼 총장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동화되기를 강요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의 삶에 대한 모든 생각도 잃어버리게 된다”며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받았다는 것, 우리의 삶이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박혀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정체성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래버튼 총장은 “모든 위기와 변화의 상황 가운데 우리에게 최면을 거는 리듬이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다니엘서 3장에 모든 악기 소리를 들을 때 금 신상 앞에서 절하라는 말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그 소리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금 신상 앞에 엎드려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면서 “우상화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멈출 때, 그냥 반응하도록 만들 때 일어난다”고 경계했다.

끝으로 래버튼 총장은 “변화와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떤 힘이 진정한 힘인가’, ‘가장 위협적인 위협으로부터 덜 위협적인 위협을 분리해낼 수 있는가’이다”라며 “다니엘과 친구들은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분명히 했고, 느부갓네살의 힘보다 하나님의 힘이 진정한 힘임을 알았으며, 우상을 숭배하는 가장 큰 위협에서 느부갓네살의 명령을 거역하는 덜 위협적인 위협을 분리해냈다. 우리가 만약 정체성과 힘과 위협에 대해 혼돈하게 되는 존재들이라면 리더십에서 길을 잃게 된다. 다니엘 1~3장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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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의 새로운 패러다임, 갈보리교회에 적용한다

한편 세미나 가운데 기자들을 만난 마크 래버튼 총장은 풀러신학교가 직면한 변화에 대해 설명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코리안 센터 원장 김창환 박사와 갈보리교회 이웅조 목사가 함께 동석했다.

래버튼 총장은 “풀러는 하나님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변혁시킴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양육시키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교회는 생존할 것이다. 교회가 세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가가 포인트다. 특별히 지도자, 리더를 양성하고자 한다”고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풀러에는 100여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제는 학위와는 상관없이 신학적인 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학위는 필요 없지만 훈련받기 원하는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집중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모두에게 깊이있는 제자도가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지도자를 양성할 때 특정한 교회의 체제나 조직에 맞게 훈련시키지 않는다. 신실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을 양성하기 원한다”며 “현재의 목회상황과 선교지 상황에서 요청되는 다양한 변화가 우리의 교과과정에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웅조 목사는 “교회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새로운 목회방식으로 시작할 때이다. 풀러가 시도하는 목회현장의 변화를 갈보리교회에서 직접 적용해볼 것이다. 신학교와 교회가 협력해서 어떻게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테스트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면서 “이론은 있는데 실제적으로 해본 교회가 없다는 것이 항상 문제였다. 새로운 목회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과 리더십에 도움을 받아 70년 동안 풀러가 가진 자원들을 실제 목회 현장에 적용하여 열매를 맺으려고 지난 3년간 추진해 왔다. 오늘 세미나를 함께 개최하는 것도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이라며 “앞으로 갈보리교회는 풀러가 지향하는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풀러 신학대학원은 1947년 개교 이후 세계 복음주의 학문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1990년대 초 목회학과 선교학을 중심으로 한국어 프로그램이 발전해 현재까지 1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최근 설립된 코리안 센터는 목회학과 선교학 두 학과를 연합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있는 사역자들에게 교육 프로그램과 연구 자원을 지원하는 사역을 맡으며 연구와 출판을 통해 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풀러 신학대학원 내의 다른 여러 센터와 또한 한국 및 세계각지에 있는 복음주의 기관들과 협력하여 격변하는 시대에 맞는 신학과 선교학을 연구하고 있다.

코리안 센터는 향후 현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한인 학생들과 졸업생에 대한 지원과 네트워킹 강화, 한국신학과 선교학에 대한 연구와 출판 증진, 한국교회와 미국 등에 있는 한인교회와 선교단체에 기여하는 네 가지 전략을 전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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