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트리니티 20주년 ‘선교적 신학교육 포럼’ 열어

  • 입력 2018.11.23 10:3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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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미전도종족 선교의 비전을 품고 출발한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숙 박사)가 개교 20주년을 맞아 그 정체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선교적 신학교육 포럼(Missional Theological Education Forum)’을 11월21~22일 하용조홀에서 개최했다.

기독교인구의 무게중심이 서구에서 비서구로 옮겨진 오늘날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것이 신학교육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를 모색한 이번 포럼에는 미국 고든-콘웰신학대학원의 세계기독교연구센터 소장인 토드 존슨(Todd Johnson) 교수와 한국미전도종족입양본부 본부장 한정국 박사가 함께했다.

토드 존슨 교수는 ‘세계기독교의 현황’과 ‘세계기독교의 맥락에서 본 신학교육의 역할’에 대해 발제했고, 한정국 박사는 ‘왜 여전히 미전도종족인가’를 주제로 선교적 방향을 일깨웠다.

특히 토드 존슨 교수는 세계기독교가 신학교육을 강타하는 10가지 트렌드에 주목해 오늘날의 신학교육이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설파했다.

존슨 교수는 “데이터와 숫자들에 따르면 기독교의 중심은 북방에서 남방으로 이전됐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기독교가 어느 한 대륙에 몰려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면서 “오늘날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신학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살펴보고자 한다”고 시작했다.

존슨 교수는 “지난 100여년 동안 기독교는 유럽 사람들이 주도해왔다. 이것은 백인문화이자 유러피안 문화다. 백인의 문화는 매우 강력하여 다른 문화와 접촉하면 항상 이겼다”면서 “블랙신학, 라틴신학, 아시아신학 등으로 나누면서 서구신학은 그냥 ‘신학’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백인의 문화가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여러분들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존슨 교수는 “복음이 들어가는 새로운 문화에서는 신학이 모두 상황화되어야 한다. 상황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독교는 이상한 종교가 되고 만다. 태국 사람들이 ‘교회가 태국 양식의 건물이 아니기에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면서 “유럽 사람들이 기독교의 대다수가 아님에도 교회 건물을 유럽식으로 건축하는 것은 로컬 사람들로 하여금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지목했다.

이어 “나의 말레이시아 친구는 ‘탕자의 비유’를 아들의 행위가 아닌 아버지의 관점에서 본다. 이 아들의 행위가 아시아나 중동 문화에서 가족에게 초래할 수치심과 아버지의 체면이 깎이게 된다는 것을 이해할 때 하나님의 마음과 사랑을 알게 된다면서 ‘환영하는 아버지’라고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실제로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 그림에는 아들은 흐릿한 반면 아버지의 얼굴에 빛이 있다. 이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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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교수는 “서구의 너무 많은 자원들이 전 세계에 퍼져있다. 태국의 작은 마을에서 찬송가가 울려퍼져도 금방 알아듣는다. 문제는 수세기 동안 서구 사람들이 복음 뿐만 아니라 문화를 퍼뜨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개인주의와 현대 백인우월주의의 강력한 전달 매개가 된다”면서 “여기서 깨뜨려 나와야 한다. 찬송도 현지 사람들이 쓴 것, 설교도 자기 문화에 맞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존슨 교수는 “세계 신학교육은 백인문화로부터 아프리카나 아시아, 라틴의 관점으로 상황화되어야 한다. 신학교육은 서구신학으로부터 탈상황화되어야 한다. 그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어버렸다”며 “이것은 다시 서구 기독교를 새롭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존슨 교수는 기독교의 분리로 인해 서로를 배척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교수는 “전 세계에 약 4만5000여개의 교파가 존재한다. 미국에만 5000여개의 교파가 있고, 한국은 200여개의 교단이 있다”며 “우리의 정체성은 생각보다 너무 좁다. 다른 교파를 배척함으로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전 세계는 그리스도를 추종하는 자로서 그 하나의 정체성으로 연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문제로 초래된 교파간의 경쟁의 예를 든 존슨 교수는 “선교사가 아무도 없는 곳에 첫 번째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단체가 있었다. 그들이 이미 선교사가 많은 마닐라로 보낸다고 하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와 같은 크리스천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것이 바로 문제”라며 “교파들 간의 이런 경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성경과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사람들이 정작 서로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 그래서 기독교의 전방 선교는 점점 기울어지고 있다. 우리는 하나의 기독교 공동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탄식했다.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종교적 다양성에 있어 상호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존슨 교수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아시아가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존슨 교수는 “한 종교의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겸손하게 타종교 사람들로부터 배울 것이 굉장히 많다. 그들의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덕목을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라며 “아시아는 실제적인 상황 가운데에서 그런 관점과 반영들이 일어난다. 이 영역에 있어 아시아가 주도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서구에서는 타종교인을 대할 때 강력하게 적대적이거나 너무 자애롭거나 두 그룹으로 나뉜다. 우리는 믿음엔 강하면서도 타종교인들과 자애롭게 관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가진 공통성과 존중감을 통해 예수님에 대한 살아있는 증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존슨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과 좀 더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권했다. 지난 300여년 동안 기독교와 이슬람은 동시에 급격한 성장을 경험해왔고, 미래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외에도 존슨 교수는 기독교인의 선교여행은 복음이 없는 곳을 향해야 하며, 빈민가로 향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정숙 총장을 비롯해 교수들과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됐으며, 특송으로 모두 함께 횃불트리니티 교가를 합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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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후원한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개교 20주년을 맞은 횃불트리니티에서 선교적 신학교육 포럼을 열게 됨을 축하드린다. 온누리교회는 개교 때부터 횃불트리니티와 동역해왔고 전략적 선교사역을 위해 힘써왔다”며 “오늘 강사는 이 분야에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지도자이다. 강의를 통해 횃불트리니티가 하나님께 더 귀히 쓰임받는 신학기관이 될 줄 믿는다”고 축사했다.

이번 포럼의 내용은 횃불트리니티 학술지인 Torch Trinity Journal 특별호(내년 7월 출간 예정)에 수록될 예정이며, 개교 20주년을 기념하여 시작하는 ‘선교적 신학교육 포럼’은 앞으로도 매 격년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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