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 입력 2018.12.28 11:2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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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돈에 대한 탐욕(貪慾)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람의 생명과 바꾼 참사가 끝을 모르고 이어져 온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탐욕의 사슬에 매여 살아가는 인간의 ‘비인간화’를 목도해야했던 우리들의 마음 한 구석은 못내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한 채로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것 같다. ‘정규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外注化)’를 감내해야 했던 스물다섯 꿈 많던 청년 한 사람을 하늘로 보내야 했던 지난 연말, 대림절 내내 왜 그렇게도 가슴을 시리게 했던지 말을 다 할 수가 없게 만든다. 어이없는 이 한 젊은이의 죽음은 과연 그 책임의 소재를 어디에서 찾아야할 것인가? 이번 충남 태안의 한국서부발전에서 일어난 비극에 앞서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 발생했던 한 젊은이의 죽음 역시 돈에 대한 탐욕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번 일과 판박이인 것 같다.많은 이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우리 사회에는 노동계가 꼽은 이른바 ‘살인기업’들에서 희생된 외주 비정규직노동자의 수가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37명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돈에 대한 탐욕의 사슬을 끊는 것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비인간화를 멈추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나는 위험한 일안 하고 돈도 많이 받고, 위험하고 돈이 적은 일은 남에게 떠넘기는 비상식적인 낡은 ‘상식’의 틀이 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이런억울한 죽음이 있을 때마다 마지못해 얼굴을 내밀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등의 속에 없는 사과의 말 한 마디 남기고 사라지는 지도층과 경영자 층의 뻔뻔스런 얼굴이다. 언제까지 이런 차별을 당연시 여기며 이 땅의 작은 자들이 고통과 위험 속에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떨치지 못한 채로 새해 아침을 맞는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긴다 하면서도 이런 일에 관심 가지지 못하고 기도 한 번 하지 못했던 지나간 해를 반성하고 참회하며 새 아침을 맞이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이제 새해에는 이런 돈에 대한 탐욕의 사슬을 끊어 내는 용기와 결단이 있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 교회,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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