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한기총-한교연 통합 합의서 등장

  • 입력 2019.02.07 10:3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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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5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전광훈 목사가 당선 이후 첫 행보로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을 찾아가 통합을 요구했다.

전 목사는 1월31일 무작정 한교연을 찾아가 권 목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교회 기관 통합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합의서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분열된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2월 말까지 두 기관이 통합하기로 합의 서명하고 △각기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하여 6월 말까지 하나로 통합할 것을 한국교회 앞에 엄숙히 선언합니다 라는 내용이다.

전 목사는 한기총 선거운동 시절, 공약을 통해 ‘자신이 대표회장에 당선된다면 한 두 달 안에 연합기관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연합기관의 통합은 한국교회의 숙원이자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교단 통합과 마찬가지로 과정이 잘못되어 통합이 아닌 또 다른 분열을 낳기 십상이기에, 이미 3분열된 보수 연합기관의 현실 앞에서 무책임하고도 보여주기식 정치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전 목사가 한교연을 방문했을 당시 권 목사는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귀수 사무총장이 “회원교단 및 단체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서명을 요구하여 한교연은 ‘선언적 의미’에서 서명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에서도 반발 내지는 달갑지 않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공청회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합기관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하고서 독단적으로 합의서를 만들어 서명했다”면서 “일방적으로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은 회원교단과 단체들을 무시하고 기망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번 전 목사의 행보에 대해 많은 이들은 2015년 대신과 백석의 무리한 통합을 떠올리며 “비참한 교단 분열사가 연합기관에서 재현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한기총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을 볼 때 ‘통합전권위원회’가 가동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며 “반드시 ‘통합추진위원회’ 형태로 진행되어 조직의 논의와 합의를 통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교연은 오는 18일 임원회를 열어 통합추진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한교연 관계자는 “한기총과의 통합은 이미 지난 회기부터 결의된 사항이나 합의서가 발표된 이상 임원회에서 다시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밝혀 합의서 작성에 대한 후속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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