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U턴하는 건 아니시겠지요?

  • 입력 2019.02.14 10:4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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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 호 사설에서 한국 교회의 분열과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잃은 현실에 관해 논한 바 있다. 교회가 교회로부터는 물론이요 세상으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부끄러움을 자초한 장본인들이 스스로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안타까움이 더해가는 시점에 그래도 한 가닥 반가운 소식이 있어 이를 환영하는 마음과 더불어 조바심 또한 감출 수가 없다. 근자에 치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전광훈 목사가 취임하자마자 발 빠르게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찾아 권태진 대표회장과 만나 양 기관의 ‘상반기 내 통합’에 관한 로드맵을 내놓았다는 소식이다. 두 대표가 합의한 바로는 2월말까지 양 기관이 통합에 서명을 하고, 이후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통해 상반기 내 통합을 완료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쌍수를 들어 환영함과 아울러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통합합의서에서 “한국 교회가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요 사회의 등불이었던 본연의 사명을 잊어버리고 근래 ‘몇몇 지도자들’의 이기심으로 분열되어 지탄이 되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스스로 지적을 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한 ‘몇몇 지도자들’이 누구누구인지 스스로가 먼저 통회 자복해야 할 일임은 물론이거니와 과연 지적한 대로 ‘이기심’ 때문에 분열되고 지탄을 받게 된 원인 제공자들이 ‘몇몇 지도자들’에 불과하겠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 모두가 재(灰)에 앉아 티끌을 머리에 쓰고 자복해도 모자라지 않을까한다. 부디 바라건대는 제발 이번만큼은 통합을 위한 합의가 U턴하여 원위치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간에도 수차례 연합기관들 사이에 통합을 하자면서 모여 앉아 머리를 좀 맞대는가 하다가도 밥이나 먹고 헤어지기를 되풀이 해온 모습에서 적지 않은 실망들을 했기 때문이다. 양 기관의 대표회장에게 당부하노니 이번만큼은 꼭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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