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양국 교회 ‘3.1운동 100주년 공동성명’ 발표

  • 입력 2019.02.25 15:5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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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총간사 김성제 목사, 이하 NCCJ)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가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일 교회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 평화, 비폭력이 한국과 일본의 국내적 상황, 그리고 양국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면서 각 국 교회의 개별적 다짐과 공동의 다짐을 성명에 담았다.

이들은 먼저 “우리는 한국과 일본 양국 사이에서 영원히 기억될 역사의 100주년을 맞이한다. 100년 전 제국주의 국가와 피식민 국가로 관계를 맺고 있던 두 나라는 어느덧 다양한 방면에서 동등하게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어 있다. 100년의 시간은 참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오늘 한‧일의 교회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기억하면서 양국에 여전히 남아있는 앙금과 상처,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회의 사명에 대한 진솔한 성찰의 필요를 발견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일본의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왜곡과 평화헌법 9조의 개정으로 대변되는 군사대국화 등의 몰역사적 행위가 양국 사이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고, 한국은 일본제국의 식민 지배를 자주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세계냉전체제에 편입되면서 분단국가가 되었으며, 아베 정권의 재일 코리안에 대한 민족차별정책, 주변 국가들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는 정치인의 발언 등으로 일본 사회 내에 증오가 양산되고 일본시민들의 한국과 재일 코리안에 대한 혐오가 높아지면서 일본의 민주주의마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오늘 한・일의 교회는 3‧1운동의 정신을 다시 기억한다. 3‧1운동은 민주주의와 평화와 비폭력의 정신이 빛난 독립운동이었다. 3‧1운동은 민족마다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것이 정당한 권리이므로 마땅히 독립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저항운동이었다. 3‧1운동은 세계를 향해 조선의 독립 없이는 동양평화도 세계평화도 없다고 외쳤다”며 “3‧1운동은 비폭력 평화정신을 구현했다. 3‧1운동을 계획한 종교계는 광명정대한 평화적 질서를 비폭력의 원칙으로 제시하며, 비폭력 평화정신을 상징하는 직접행동으로 만세시위를 전개했다. 3‧1운동의 민주, 평화, 비폭력의 정신은 지금 한국과 일본의 국내 상황, 그리고 양국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서에서 교회협은 ‘한국교회의 다짐’을 통해 “분단과 냉전으로 인해 남한 사회에 팽배한 타자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이 적대감에 기생하며 남과 북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오는 지배세력의 벽이 높고 공고하더라도 오직 평화의 길만을 걸어가겠다”며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이사야 9:6~7) 시대의 요청에 귀 기울이며, 아직 냉전의식 속에 살아가는 이웃을 평화의 길로 초대하겠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통일을 발판으로 삼아, 3‧1운동이 추구했던 아시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향한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NCCJ는 ‘일본교회의 다짐’에서 “‘적의’를 부추기고 무력에 의지하려는 이 세상 제국의 어두운 현실에 직면하더라도, 결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세상의 빛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요 8:12) 정진하겠다”며 “생명의 빛에 비추어, 진실에 기초한 역사의 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일본의 헌법 9조 및 입헌민주주의,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비무장·비핵지대 확립을 추구하겠다. 여호와 하나님의 생명과 평화의 산 정상(이사야 2:1~4)을 목표로 2・8독립선언과 3·1운동의 행진을 계속 이어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교회협과 NCCJ는 ‘공동의 다짐’에서 민주와 평화, 비폭력을 다짐하며 “한・일 교회는 역사적인 2‧8독립선언과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민주, 평화, 비폭력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고, 3‧1독립선언이 천명한 바,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나갈 것을 선언한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양국 교회가 평화를 만드는 하나님의 자녀로 맞잡은 손의 증인이 되실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 성명서는 교회협과 NCCJ의 이름으로 3월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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