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승우 이단 해제 움직임 속 한기총 이대위 줄사퇴

  • 입력 2019.03.08 17:1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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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변승우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하려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던 유동근 목사와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던 정동섭 목사를 비롯해 이대위 서기까지 7일과 8일 이틀 사이에 줄줄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먼저 7일에 사과 성명서를 발표한 정동섭 목사는 “저는 지금도 변승우를 이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선의로 가입했다가 들러리로 이용만 당했다”고 한국교회에 사과했다.

정 목사는 “저는 한기총 이대위원장 유동근 목사의 권유로 이단의 온상처럼 되어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정화개혁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이단대책위원회에 가입했다”고 밝히고 “가입하자마자 한기총 회장은 서둘러 변승우를 해제하려는 뜻을 정하고 이대위를 소집해 졸속으로 해제결론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변승우 목사의 자기변증서 두 권을 이틀 동안 읽었을 뿐 연구준비할 시간이 없이 회의심사과정에 가편투표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다행히 아직 절차상 서류가 실행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아서 변승우에 대한 이단해제 결의는 무효화 되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이번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 20시 부로 한기총 전광훈 회장에게 탈퇴를 통보했다. 또한 본인은 당시 이대위 회의에서 배포했던 ‘변승우 목사의 사랑하는 교회에 대한 평가’ 내용을 철회한다”면서 “제가 물러나면 한기총 이대위 결의는 정족수 충족요건 5명 미달로 인해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 선한 의도로 가입했다가 들러리로 이용당한 것을 후회하며 한국교회 앞에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8일에는 한기총 이대위원장 유동근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을 사퇴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한국교회 앞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유 목사는 “이번 주 내에 있었던 한기총 이대위의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를 위한 회의를 통하여 이루어진 결정이 한 이대위원의 가표 철회로 무산됐다”면서 “이대위원장으로서 이 문제에 대하여 여러 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묻지 못하고, 더 깊이 숙고하지 못하여 많은 분들에게 실례를 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고 사과했다.

이어 “먼저 위원장으로써 이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리하여 저 또한 이번에 이루어졌던 모든 결과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자신의 업무적인 한계를 통감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지난 6일 ‘한기총 변승우, 애니선교회, 대신 복귀에 대한 이대위 실사위 윤리위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광훈 대표회장은 “교회를 송두리째 망쳐놓는 이단문제가 심각하다. 한국교회에서 크게 기여하고 활동해야 할 단체 및 교단 중에 하나가 변승우 목사의 교단”이라면서 “부정적으로 망치려고 하지 말고, 사람을 키워나가는 쪽으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지지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이후 청문회는 기자들을 퇴장시킨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실사위원회에 이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윤리위원회 순서로 회의가 진행됐고, 나중에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는 변승우 목사가 배석한 가운데 전광훈 대표회장이 정동섭 목사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며 설득하려는 모습이 노출됐다. 그런 다음날 정동섭 목사는 “한기총 이대위를 탈퇴한다”고 밝혔고, 유동근 이대위원장도 “책임지고 사퇴”했다.

이에 대해 전광훈 대표회장은 8일 안내문을 통해 “정동섭 목사 성명서 내용 중 이대위 진행과정이 사실과 다르게 기술됐다”면서 “제가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법으로 졸속 진행했다는 듯한 뉘앙스로 말씀하신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대표회장은 “한기총 및 제 개인적인 정동섭 교수에 대한 생각은 그가 오히려 이단성이 있다고 말씀드리는 바이다. 앞으로 정동섭 교수에 대한 이단성은 한기총에서 재조사를 하여 결론 내도록 하겠다”며 “그 외에 사퇴하신 이대위원장님과 서기님은 외부압력에 굴복하지 마시고 사퇴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보수성향의 정치집회에 변승우 목사와 함께 등장한 뒤 한기총 대표회장 당선 후에 이단 해제를 위해 발벗고 나선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전 대표회장은 “길자연과 지덕 목사님이 변승우를 한기총에 빨리 가입시켜라고 추천했다”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점검을 해보니 구원론에 대해서 성결교신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알미니안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신사도운동에 연루되어 있다는 말은 완전 거짓말”이라고 적극 옹호했다.

교계가 지적하는 것은 한기총 실사위와 이대위, 윤리위의 공청회 자리에 선 이에 대해 한기총 대표회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재차 ‘이단이 아니다’는 내용의 발언을 지속하며 변호에 나서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이와같은 전광훈 대표회장의 행보에 한국교회연합과 협의됐던 통합도 전면 백지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교연 사무총장 최귀수 목사는 “한기총이 이단으로 규정된 변승우 목사를 영입하려 한다면 한기총과의 통합은 없다”면서 “통합추진위원회 활동도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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