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프레임, 여론조사기관까지 씌우나

  • 입력 2019.04.30 14:1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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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독교가 마치 가짜뉴스의 온상인 것처럼 프레임 만들기를 시도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MBC는 4월22일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프로그램 4부작 중 3회분을 방송했다. 방송에는 <여론조사 공정>을 대상으로 ‘가짜뉴스’를 추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론조사 공정>은 최근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들을 다뤄 인지도가 높아진 여론조사 기관이기도 하다.

여론조사 기관은 사회적으로, 국제적으로 관심사가 높은 사안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론을 취합하여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 역할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때로는 왜곡되고 조작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여론조사 공정>은 지난해 초에 생겨난 신생 기관이다. ‘여론조사 회사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사회적 중요성과 그 책임을 가슴 깊이 인식한다’는 목표로 출발한 공정은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이 하지 않는 주제에도 접근하여 약 100개의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갑자기 국내 유력의 공중파 방송이 여론조사 공정을 가짜뉴스로 몰아가고 있다. 그동안 탄핵정국을 거치며 가짜뉴스로 취급받으면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아온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을 가짜뉴스로 지목하는 이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어쩌면 이 여론조사 기관이 언론권력이 정권과 궤를 같이하면서 꺼려하는 주제들을 가지고 여론조사를 하여 발표했다고, 이렇게 가짜뉴스로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며 “MBC가 방송을 통해 공정에 대하여 문제를 삼는 내용을 보면 국가인권정책, 동성애문제, 학생인권조례 등에 대해 여론조사한 것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사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여론조사 기관들이 있지만 이처럼 실제적인 사회적 문제, 국민건강문제, 미래의 아이들에게 미칠 심각한 도덕/윤리적 주제들에 대해 여론조사하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주제들로 여론조사하는 것이 더 정당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회는 MBC가 기독교 선교단체와 연관지어 가짜뉴스로 치부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언론회는 “어느 차량에서 발견된 명함에 ‘에스더기도운동’이란 것을 보고, 기독교 선교단체인 이 단체와의 연관성을 찾으려 한다. 왜 에스더기도운동에서 활동한 사람은 여론조사 기관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가”라며 “지난해 한겨레가 이 단체에 대해 소위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했지만, 그에 대한 확실한 진위 여부는 법적 심판 중에 있다. 기독교와 연관되었다는 것 때문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회는 “지금 언론들이 기독교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기독교가 잘못한 것은 당연히 매를 맞아야 하지만 기독교 죽이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방송이 가진 언론 권력을 무제한 사용하고 있다면 언론보다 훨씬 강력한 하나님의 심판이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나라 언론은 책임엔 소홀하면서,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권력을 잘 사용하면 우리 사회에 큰 유익이 되지만, 또 다른 권력에 아부하고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함부로 사용한다면 이는 곧 뼈아픈 부메랑이 되어 뜨거운 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언론들이 남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부르짖기 전에 큰 권력을 가진 방송언론부터 스스로 가짜 뉴스를 지양하는 태도를 갖추기 바란다”며 “권력에 편승하고 아부하기 위해 방송 권력을 사용하게 되면 곧 그 뒤에 쫓아오는 쓴맛을 볼 때는 어찌할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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