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화염검

  • 입력 2019.06.13 10:4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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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실 때 여러 가지 도구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창세기 3장을 보면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서 에덴동산에서 나가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화염검으로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셨습니다. 성경 주석과는 조금 방향이 다르지만 개인적인 묵상으로 ‘나를 지켜주는 화염검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고통이 나를 지키는 화염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통이 없었다면 나는 바른 길을 갈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인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목회자로서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것은 나의 육신적인 연약함과 병으로 인한 고통이 끊임없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였고, 그 덕분에 이 정도라도 살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육신적인 연약함과 병과 그로 인한 고통은 감사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고통으로 인해 주어진 여러 가지 선한 결과들을 생각하면 고통도 하나님께 감사꺼리가 됩니다. 사도 바울은 육체에 가시가 있었습니다.

 

그 가시는 하나님께서 바울이 교만하지 못하도록 제동장치로서 주신 것이었습니다. 바울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가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게 있는 아픔과 괴로움, 그것을 내가 어떻게 제거할 수 없고, 그것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겸손케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가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환경적인 것이든,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간에 그 가시로 인해 우리는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육체의 가시로 인해서 평생 괴로움을 당했습니다. 고통을 끌어안고 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가시를 제거하기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세 번이나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며 거절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족한 은혜를 주십니다. 불평하거나 욕심 부리지 말고 내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가 족한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약할 때 능력이 온전하게 나타난다고 하셨습니다.

 

바울은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가시를 없애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병들고, 절망에 빠졌을 때, 자녀들이 말썽을 부리고, 친구가 떠나가고,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했을 때 우리는 약해집니다. 그러나 그 때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면 하나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네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 하시면서 힘을 주심으로 그 때 우리는 도리어 강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육신이 편안해지면 기도하지 않습니다. 게을러집니다. 유혹에 약해집니다. 다윗은 인생살이가 힘이 들고 어려울 때 하나님을 찾으면서 거룩하고 반듯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되고, 삶이 편안해지자 우리야장군의 아내 밧세바와 간음하는 죄를 지었습니다. 육신의 고통은 괴롭지만 그 고통이 영혼을 강하게 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만들고,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나라를 진정으로 소망하게 합니다. 사람마다 고통을 주는 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일수도 있고, 정신적인 고통일 수도 있고, 물질적인 고통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에서의 고통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고통이든 고통은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결국 고통은 나를 지켜 주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육체의 고통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고통이 심해서 어떤 때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나를 나 되게 합니다. 지금도 고통이 나를 지켜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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