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회동, 평화로 가는 관문인가 이벤트인가

  • 입력 2019.07.02 17:16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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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0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손을 맞잡았다. 특히 북미 양측 정상은 교착 상태에 놓여있던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음을 전하며 만족스러운 회담이었음을 피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내 언론들뿐만 아니라 외신들까지도 매우 고무적이며 역사적인 사건으로 호평을 보냈다.

그러나 비핵화 없이 평화를 담보로 한 어떤 이벤트도 큰 의미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분계선 왕래와 남북미 정상의 만남 이후 교계는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 환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전달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긍정적인 평가를 전하며 “이번 대화를 기해 북핵문제로 인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극복하고, 상호 이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교류확대를 통해 평화 공존과 통일로 가는 길을 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보를 염려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정부는 대화의 노력과 함께 국력 신장에 진력하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여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켜 국론 통합을 바탕으로 민족 화합을 이루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 언론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남북미 정상 회동이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대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언론회는 “지난 6월28일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공표했고, 한국에 대해서는 미북간에 끼어들지 말라는 식으로 힐난했다. 그런 가운데 두 나라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각각 넘나들고, 세 나라의 정상들이 이 자리에서 만난 것은 확실히 큰 이벤트임에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언론회는 무엇보다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온갖 악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북한 당국임을, 지난 세월동안 경험상 얻은 결론”이라는 것.

언론회는 “소문났다하여 모두 먹을 것이 많은 잔치는 아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벤트 뒤에 감춰진 위선과 평화로 과대포장된 것은 없는지 냉정하게 살펴 볼 일”이라며 “아무리 그럴듯한 평화의 제스처를 하여도 이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대비가 없으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맛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언론회는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 외에도 여러 군데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것들도 모두 국제 사회에 공개하고, 폐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이벤트가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과 삶의 질이 높아지며,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는 이적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한교연) 역시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훗날 세계 역사에 기록된 빛나는 유산으로 남으려면 향후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 폐기 및 인권에 대한 가시적인 합의가 반드시 도출되어야 한다”고 봤다.

한교연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는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북핵이 완전히 폐기되어야 하며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공조, 온 국민의 단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교회협)는 ‘평화공존의 새 날을 준비하자’는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한반도 항구적 평화를 향해 가는 길에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고 평가했다.

교회협은 “평화는 결코 총구에서 나오지 않으며, 이웃을 대상화 타자화 이방인화 원수화하는 적대적 냉전관계를 통해 유지될 수 없다”며 “평화에 대한 세계시민적 자각은 우리로 하여금 평화의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 않도록 준비케 한다. 이제 판문점에서 백악관으로 이어질 흐름 속 평화공존의 새 날을 맞이하기 위해 세계종교·시민사회와 함께 있는 힘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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