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총회 재판국, 명성교회 세습 재심 또 미뤘다

  • 입력 2019.07.17 09:22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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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국 “성경과 헌법, 신앙고백 담기 위해 몸부림”

노회 측 “만들어진 법대로 판결하면 되는 일” 반발

 

예장 통합총회(총회장 림형석 목사) 재판국이 16일 명성교회 세습 재심을 진행했으나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8월5일로 재심을 미뤘다. 이날 재판이 열렸던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명성교회 사태의 결말에 교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명성교회 재심’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전 11시부터 예배로 시작한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해가 지도록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어졌다. 저녁 8시30분, 결국 재심을 미룬 뒤 브리핑을 위해 나타난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는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여러 가지 사건을 놓고 이 문제(명성교회)를 놓고 심도 있게 여러 가지를 의논했지만, 2명의 국원이 나가기도 했고, 결론을 못 내리고 다음 달에 논의하기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주심 오양현 목사는 “명성교회 사건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저도 목사이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끼리 (재판 결과에) 성경과 헌법과 신앙고백을 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1938년 신사참배 결의에 버금갈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재판 결과만을 기다리며 회의실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회원들과 장신대 학생들은 회의실을 빠져나가려는 재판국원들을 가로막고 크게 반발했다. 양측의 대치상황은 약 15분간 이어졌다.

이후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 신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재심을 미룬 총회 재판국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회장 김수원 목사는 “총회 재판국은 2019년 7월16일 반드시 판결한다고 약속했다. 여러 달 동안 한국교회를 염려하면서, 재판국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따라 바른 판결을 내릴 것이라 믿고 기다렸다”며 “그런데 유감스럽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김 목사는 “교회와 교단의 질서를 위해 법이 있고, 법이 만들어졌으면 법대로 판결하면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며 “총회 재판국이 본연의 사명을 잘 감당하지 않으면 세상이 교회를 판단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것만은 피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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