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조사위, 전광훈 대표회장 횡령 등 혐의로 고발

  • 입력 2019.07.29 15:5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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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조사위원회 위원장 이병순 목사와 김정환 목사 등이 7월29일 서울시 종로구 혜화경찰서에서 전광훈 목사를 ‘횡령, 사기, 공금착복 및 유용’으로 고소 고발하고,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7월26일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하여 전격적으로 고소 고발하기로 결의’하고 위원 9명 중 6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이날 혜화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광훈 목사는 2019년 1월29일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기총 주관으로 18차례 행사를 치르면서 한기총 계좌가 아닌 개인 혹은 다른 단체의 이름으로 거액(액수 미상)의 후원금 및 기부금을 받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고발의 이유를 밝혔다.

한기총은 지난 5월9일 ‘한국교회 질서를 위한 대포럼’을 주관하면서 후원계좌를 한기총이 아닌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로 표기했다.

또한 5월23일 ‘한국교회와 나라를 바로세우기위한 제3회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주관하면서도 역시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의 계좌를 내세웠다. 그런가 하면 3월13일 한기총이 주최한 ‘성령세례 심포지엄’ 때에도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의 국민은행 계좌를 명기했다.

조사위는 “한기총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에는 단지 ‘이승만 대통령대학 설립기금’ 60만원이 전부일 뿐, 나머지는 본인 전광훈 혹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통장에 입금됐다”며 “한기총으로 들어와야 할 거액의 후원금 및 기부금을 본인의 임의 단체로 받아서 쓰면서, 한기총 사무실의 임대료도 밀려있고 직원들은 몇 달째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설상가상 해고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진정 개탄스러운 것은 이러한 자가 한기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한기총 대표회장의 이름을 내세워 말도 안 되는 괴변으로 일부 목회자들과 정치인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만이 하나님의 선지자인양 하며 독설을 쏟아 부으며, 한국기독교와 국민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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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사위는 “오늘도 우리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복음을 전하고 세계선교를 위해 전력을 다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수많은 기독인들에게 실망과 근심을 끼치며 한국교회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전광훈 목사의 독주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들은 한국기독교와 국민을 기망하고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써 공금횡령, 배임, 사기, 공금착복, 공금유용, 기부헌금 착취 등의 의혹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 전광훈 목사를 사법 당국에 고소 고발하오니, 사법당국은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광훈 목사가 30회기를 시작하는 2월1일부터 한기총 재정이 바닥이어서 횡령은 불가하다”며 “횡령을 하려면 재정이 있어야 하는데 한기총의 통장에는 잔액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령세례심포지움, 기독교지도자포럼, 한국교회 질서를 위한 포럼 등 한기총이 주최하여 개최된 행사에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없으며, 한기총의 재정은 바닥이어서 사랑제일교회 선교비로 지급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외부로부터 지원된 금액이 없다”면서 “대부분 성도의 애국헌금과 선교비로 행사비를 충당하였기 때문에 대표회장의 공금횡령은 전혀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기총이 주최한 행사에 사용된 수입 지출에 관한 보고서는 매년 1월에 실시되는 총회에서 수입과 지출 보고와 결의가 있음으로, 아직 감사의 보고서와 회계결산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회장의 공금횡령을 거론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전광훈 목사는 이날 한기총 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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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는 “당선되고 나서 대표회장으로 일하려고 와 보니 전임자가 불과 며칠 사이에 후보자 등록금 3억여원을 다 결제하고 나가서 돈이 없다는 거야. 심지어 전임 대표회장 중 한 명은 재판을 해서 돈을 빼갔다. 그래서 이후 모든 행사는 우리 교회가 주도해서 했다”면서 “내가 쓴 돈은 교회에 각 사건별로 정리가 되어 있다. 다 증명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기총은 돈이 없어서 직원 월급도 2~3달 못 주고 아무 행사를 할 수 없다. 임원회 동의를 받아 내가 하는 행사는 내가 책임지고 하는 것으로 했다. 후원계좌는 내가 10년 이상 쓰고 있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계좌로 사용했던 것”이라며 “한기총 계좌로 돈을 넣으면 빚진 곳으로 다 빠져나가 버려서 행사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행사는 한기총 이름으로 하되 계좌는 임원회 동의를 받아서 대국본 것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임자’로 언급된 엄기호 목사는 회의비 외에는 사용한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전광훈 대표회장 취임 이후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허위서류 제출 등의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선교은행과 시국선언으로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고, 대표회장직무정지가처분도 제기되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세간의 관심 밖이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전광훈 대표회장 취임 이후 뉴스 메이커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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