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판결인가, 분열의 서막인가

  • 입력 2019.08.09 09:3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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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크다는 것은 교단 내에서의 영향력이 매우 막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막강한 파워(?)를 지닌 교회를 교단의 재판국이 눈치 보지 않고 법리대로 판결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성경적으로나 신학적 측면에서나 어느 것이 과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가를 놓고 논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장로교회라고 알려진 모 교회의 부자(父子)간 담임목사직 ‘세습’을 놓고 짧지 않은 세월동안 벌여온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나왔다. 한국 교회 내부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이번 사건은 판결의 결과와 상관없이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논란 속에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하면 한여름에 등골이 서늘할 정도이다.

교계 안에서도 세습을 지지한다는 측과 반대하는 측 사이에 패인 골 또한 쉬 아물지 않을 상처가 되지나 않았을까 염려된다. 해당 교회 또한 상처는 적지 않을것이다. 하루아침에 찬성과 반대로 편을 갈라놓고 고소와 고발전이 이어졌으니 그 후유증이 쉬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습(世襲)’이라는 용어 또한 우리가사용하기에 적당할는지는 모르겠으나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도교회는 여전히 ‘세습이 아닌 승계’라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이 심히 두렵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이 ‘교단 내에서 더 이상의 세습은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이를 수긍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되레 이참에 교단을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힘을 얻고 있는 모양이다. 이것이 두렵다. 자신들이 가진 재산과 힘을 의지하여 교단 최고의결기구인 총회 재판국의 판결마저 무력화 시키는 일이 과연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두고 기도하는 가운데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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