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권의 저서들을 통해 김남준 목사가 전하고픈 메시지

  • 입력 2019.08.27 09: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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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된 신앙은 위기를 가져온다. 자기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활발한 집필활동을 이어오면서 세상과 교회에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져온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 본인도 잘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80여권이 넘는 책을 내놓은 그에게는 역시나 그 많은 책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다.

김남준 목사는 8월26일 기자들을 만나 세상과 교회,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관점과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며 목회자 김남준이자 저자 김남준, 인간 김남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토록 많은 책을 써온 것에 대해 김 목사는 “하나님의 소명이었다고 생각한다. 온 힘을 다해서 책을 써왔다”고 고백했다.

“수십 권의 책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딱 두 가지”라고 지목한 그는 “주변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리고 싶었고,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행복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정리했다.

김 목사는 “인간이 여기 있지만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라는 것은 결국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다. 내가 인식하든 말든 바깥에는 ‘도(道, 이치)’가 존재하고, 믿음의 규칙과 살아야 할 삶의 교훈 등 계명들을 전달해 준다”면서 “이 계명을 따라 살면 인간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게 된다. 이 ‘도’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어떻게 내가 이 객관적인 진리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따라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순결한 존재가 아니고 하나님의 빛도 있지만 어둠도 남아있는 복잡한 존재다. 이런 내가 이웃과 관계를 맺으면서 삶을 살아간다”라며 “이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믿어야 하고, 따라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실천해야 하는 단계적이고도 복잡한 문제가 놓여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는 “하나님이 당신의 말씀대로 살게 하시려는 이유는, 인간은 그렇게 살아야 행복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사랑하고, 도를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원리들을 내 책들에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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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 목사의 이러한 저작 활동들은 젊은 시절 그가 겪어야만 했던 인생의 근원적인 고민들에 대한 답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던 의식의 발로(發露)로 보여진다.

김 목사는 모태신앙은 아니었지만 기어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교회에 다녔다. 15살이 되던 나이에 ‘나는 무엇인가. 세상은 나에게 무엇인가. 신은 정말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로잡혀 답을 얻지 못한 채 한없는 슬픔을 경험했고, 결국 무신론자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인생에 대한 수많은 의문들이 떠올랐지만 어느 것 하나 교회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방황 속에서 청소년 김남준은 문학에 빠져들었고, 책 속에는 자신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위로를 얻었다. 하지만 그 위로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사상과 철학에서 때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마음의 교만이었을 뿐 안식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그는 톨스토이의 책 「인생론」과 「부활」을 만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식을 느꼈다”고 했다. 청년 김남준은 이 두 권의 책으로 인해 스스로 교회로 찾아가 예수를 믿었다.

김 목사는 “교회에 돌아와보니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예수를 믿은 사람이 없더라. 기독교가 인생의 끝도 없는 근원적인 고민들에 답을 주고 있는데, 교회는 왜 이것들을 연계해서 가르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주님을 깊이 만나고 변화받은 후에 나는 설교자가 됐고, 교회를 개척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한 사람의 목회자를 만들기 위해 하나님은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야말로 모든 인생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깊은 영적인 경험과 체계적인 진리의 말씀으로 깨닫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 목사 본인이 젊은 시절 방황했듯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위기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많은 교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고백하고 있는 신앙이 자기의 마음과 생각 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주입된 내용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것이 자기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교조적(敎條的)이지 않은, 세상을 향한 웅장한 고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모든 교인들이 교조주의적이고 주입된 신앙고백이 아닌 자기의 고백을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필요하다. 복음의 진수를 본인이 직접 깊이 경험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우리가 구원을 얻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나아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교리를 가르치고, 생각을 하게 만들고, 인간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는 작업들이 교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교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참 사람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으니 교회에서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하나님이 내게 알게 하신 진리, 나를 깨우치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신앙이 없는 사람은 돌아오게 하고, 신앙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함으로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것이 나의 비전”이라며 “목회자이자 저술가로서 나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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