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 입력 2019.09.11 09:26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병국 목사.jpg

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육십 평생을 살아가는 가운데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되었다. 그 가운데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어느 정도 선에서 그쳤으면 좋았었는데 과욕을 부려 마지막에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명예욕이다. 어느 목사가 목회도 나름 열심히 성실하게 하여 교회도 성장하고 주변에서 좋은 평판도 받았었다. 그런데 명예에 대한 욕심이 들어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다. 거기까지만 했었더라면 지내놓고 보니 좋았을 텐데 그만 더 욕심을 내다가 종말은 여러 가지 씁쓸한 모습으로 마감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처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어느 정도 선에서 적당히 멈추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어느 사막에 조그만 오두막을 짓고 살아가는 노인이 있었다. 그는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서 아무런 욕심 없이 살고 있었다. 그가 살고 있는 오아시스에는 언제나 시원한 물이 샘솟는 샘이 있었고, 샘물 주변에는 커다란 야자수가 우거져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야자수 열매로 생계를 해결하고, 피곤하면 야자수 그늘에 앉아 샘물로 목을 축이며 행복하게 살았다.

 

세월이 흐르자 사막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들이 하나 둘 오아시스를 찾아왔다. 노인은 긴 여행에 지친 나그네들에게 시원한 샘물을 퍼주는 것을 기쁨과 보람으로 여겼다. 그리하여 노인의 선행과 함께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가 있다는 사실이 여행자들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오아시스를 찾는 여행자들이 점점 늘어났고, 언제부터인가 물을 얻어 마신 나그네들이 감사의 보답으로 몇푼의 동전을 노인에게 건네주기 시작했다. 노인은 여행자들이 건네주는 동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금고에 돈이 점점 쌓여가자 욕심이 생겨났다. 노인은 돈을 모으는 재미에 빠져 나그네들에게 먼저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제 샘물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였다. 돈을 모으는 재미에 흠뻑 빠져든 노인은 샘물을 관리하는 데 더욱더 신경을 썼다. 그러나 여행자들이 밀려들면서 샘물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샘물이 고갈되자 노인은 고민에 빠졌다. 어느 날 야자수 숲에 누워있던 노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래, 이놈의 야자수 때문이야. 사람들에게 팔 물을 야자수 나무가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이야” 그는 잎이 무성한 야자수가 샘물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오두막에서 도끼 하나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하나 둘 야자수를 잘라내기 시작했다. 야자수를 모두 잘라버린 노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샘물을 바라보았다. “이제. 샘물이 말라 버리는 일은 없겠지” 그러나 샘물은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었다. 얼마 후, 마침내 샘물은 모래 웅덩이만 남긴 채 바싹 말라 버리고 말았다. 야자수 그늘이 사라지고, 샘물이 말라 버리자 아무도 노인의 오두막을 찾지 않았다. 노인 역시 그늘도 없는 모래 위에 누운 채 서서히 말라 죽어갔다.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사막 한 가운데서 쓸쓸히 죽어간 노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사막에서 살아가기에 충분한 그늘과 물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정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할 줄 몰랐다. 모든 죄에는 한결 같이 욕심이라는 것이 있다. 돈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욕심, 권세에 대한 욕심, 성에 대한 욕심 등이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고 죄의 구렁텅이에 빠져 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있어서 제일 더럽고 추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성경에도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면 사망에 이른다고 했다. 언젠가 현역 국회의원 몇 명에게 구속영장이 줄줄이 발부된 보도를 보았다. 국회에서 더 이상 방패막이가 되지 못하자 검찰에서 줄줄이 구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욕심이다. 개인적이든 정당이름 하에 있든 욕심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욕심이라는 것은 항상 우리를 유혹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욕심 때문에 신세를 망치고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을 보았다면 반면교사가 되어 그러지를 말아야 되는데 여전히 욕심이라는 덫에 걸려 사는 어리석은 인간이 바로 나와 너이다. 욕심을 덜어내어 보자. 더는 공부를 하자. 비우는 공부 말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