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만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만 아사(餓死) 또는 고독사한 사람의 수가 162명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국민소득 3만불이니 어쩌니 하는 시대에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정치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다 보면 ‘복지 포퓰리즘’이란 말을 흔하게 듣는데, 도대체 그 복지는 어디에 돈을 쓰기에 이렇게 아사(혹은 고독사)자가 많은지 어리둥절해진다. 서울에서만 그렇다는 얘기이니 전국적으로는 아마 수천 명에 이를 것 같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를 복지 후진국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 같다. 지난 7월에는 더욱 충격적인 일이 보도되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죽은 지 두 달이 지나서야 발견된 서울 봉천동 탈북자 가정의 죽음이 그것이다. 6살 아들과 함께 10년을 한국에서 살아온 고인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합쳐 월20만원이 죽기 전까지 모자의 생명줄이었다고 한다.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소식이 분명 정치권에나 정부 부처에도 전해졌으련만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관심을 가져준 사람은 고작 힘없는 야당의 국회의원 몇 사람뿐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정권의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 게 통일정책이라고는 하지만, 불과 3만 여 탈북자들의 생명조차관심 밖으로 내몰린 복지정책은 시급히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