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다시 개혁되어야 할 때다

  • 입력 2014.10.30 13:2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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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주일을 맞아 어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자로부터 받은 편지에 ‘현대의 지성인들이 과연 무슨 염치로 원시인들을 미개하다고 비판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담겨 있음을 보고 깜짝 놀랐다. 편지의 요점은 이러하다. 과거 원시시대 미개인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죄(原罪를 말하는 듯)가 있는지 알지 못하고 살았음에도 하늘에 제사하는 일에 최고의 정성을 다하였으나 자칭 현대의 지성인들 이라하는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하기는커녕 자신이 하늘이라도 되는 듯 행동한다는 것이다.

 

글의 요지는 대략 그런 것 같다. 과거원시인들도 하늘의 신령함과 위대함을 알았거니와 현대인들이 그것을 몰라본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 하는 것으로 짐작한다. 일견 지극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창조주로서의 하나님과 그의 공의로우심을 아는 사람으로서의 믿음에 걸맞는 말인 줄도 짐작이 간다. 비록 그 옛적원시인들은 주로 빈발하는 천재지변으로 부터 단순히 자신들의 안전을 보호 받고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에서 하늘에 제사하였다고는 하나 그 정성만큼은 최고였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음에 그것 하나만은 본받아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이 없지 않다.

 

차제에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개혁되어야 할 것이 없는지, 혹 있다면 그것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지를 마음속 깊이 생각하는 의미 있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종교개혁주일이 되면 으레 5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마틴 루터를 시작으로 여러 개혁의 역사를 입에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한다. 그런데 문제는 종교개혁이 과거의 한 역사 속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있었던 그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에게 있어 개혁되어야 할 것은 바른 믿음이요 바른생활 태도임을 말하고 싶다.

 

역사의 흐름이 가져다 준 선물 가운데가장 감사한 것에는 눈부시게 발전한 신학도 포함되어야 마땅하리라 본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학자들의 간절한 바람위에 신학이 고도로 발전하여 이제 하나님을 설명하는 것도 또 그의 구원의 여정도 보다 알기 쉽게 배우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신앙의 무지에서 크게 진전된 것이 없는 것 같다. 한 마디로 말해 현대인의 믿음이 크게 잘못 되어 가고 있음을 곳곳에서 나타나는 바르지 못한 생활태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이다.

 

작은 한 일례로 곳곳에서 성행하는 미신적 행위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앞장을 서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곳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그러한 심리를 역이용하여 성도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자신은 그 속에서 유익을 취하는 양심 부끄러운 목회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오늘날 한국의 신학생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로망이 무엇인가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자신의 언변으로 많은 사람을 모아 명예와 권세를 누리는 대형교회의 담임목회자를 닮는 것이라고 한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주의 말씀에 큰 권세는 오직 하나님께 있다 하였으니 그것을 아는 것이 첫째 덕목일 텐데, 그 권세를 자기가 누리겠다는 것이 신학을 하는 목적이요 이유가 된다면 이는 익명의 독자가 말한 것과 진배없는 원시인의신앙만도 못한 것이다. 주석가 바클레이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예배는 번지르르 한 기도를 하는 것도 아니며, 엄숙하고 거룩한 의식을 행하는 것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 날마다 경건한 삶을 드리는 것’일진대 참된 성도(목회자를 포함)의 바른 신앙생활 자세는 생활가운데에서 하나님을 나타내는 자가 되는 것이 옳은 것 아니냐 하는 말이다.

 

하나님께 봉사하듯이 사람에게도 그리하여야 할 것이며, 하나님 앞에서만 신자인연 하지 않고 사람 앞에서도 신자인 모습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한국의 지성인들이 육의 인간으로서는 지성이 최고로 발달하였을는지 모르나 영의 인간으로서는 원시시대 미개인의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책임이한국교회 목회자들을 포함한 모든 성도들에게도 적지 아니 있음을 일러두고 싶다. 종교개혁의 정신으로부터 너무 멀어진 한국교회를 향한 경고가 바로 이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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