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설립 중심 선교에서 NGO 선교로 패러다임 전환"

  • 입력 2019.10.16 17:37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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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많은 지역을 다니며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NGO(비정부기구) 단체들. 이들 단체 중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져 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전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다.

그러나 NGO란 순수하게 사회의 공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뜻하며, 기독교 포교를 표방하지 않으면서 공익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기독교의 ‘선교’개념이 NGO에 접목되는 점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대표적인 ‘미션 NGO 단체’인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이 올해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며 16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개발협력과 NGO 선교’를 주제로 2019 국제 NGO 선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총체적이며 건강한 선교사역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나눠졌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떡과 복음을 전하는 미션 NGO 기아대책은 전 세계 53개국에서 260여 가정 ‘기대봉사단’이 현장에서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이 ‘NGO선교사역의 가치와 의미’를 주제로 기조특강하고, Tetsunao Yamamori 박사, 신국원 교수, 이덕주 교수, Randall Hoag 박사 등이 주제 발표했다.

먼저 손봉호 이사장은 세계 선교의 축이 개인적인 개종과 교회설립 중심의 전통적인 선교에서 벗어나 점점 더 선교 지역 사회의 복지, 계몽과 교육, 의료, 기술, 경제, 공동체 강화, 예술 등 분야를 돕는 NGO 선교 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손 이사장은 “직접적인 복음전파보다는 오히려 구호, 교육, 기술, 의료 등 제3세계 시민들에게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NGO 활동이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더 쉽게 만들 수 있고, 간접적으로 선교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그런 지역들에는 원주민들의 교회가 있으므로 직접적인 복음전파는 그들이 수행하고, NGO 활동은 그들의 사역을 간접적으로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성경이 제시하는 복음은 그 자체로 단순히 영혼 구원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몸, 마음, 이웃과의 관계, 사회생활을 포함한 인격 전체가 하나님 앞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구원이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라며 “굶고, 헐벗고, 병들고, 이웃과 사회에서 소외되어도 예수만 믿고 영혼만 천국에 들어가면 된다는 식의 이원론적 관점을 성경적이라 할 수 없다”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청했다.

손 이사장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주민들의 일상적 삶의 수요를 조금이라도 더 잘 충족시키려는 NGO 활동은 그 자체로 선교적 의미를 가진다 할 수 있다”며 바람직한 기독교 NGO 선교사역 방향으로 “다른 NGO 단체들과 동일하게 활동하면서도 기회가 주어질 때 복음도 함께 전하는 것”을 제안했다.

‘성경으로 보는 NGO 선교’를 주제로 발표한 신국원 교수는 “디아코니아만이 세속적 사회복지의 차원을 넘어서 복음의 진정한 능력을 드러낼 수 있다”며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비전 속에서 자기 희생적 봉사를 통해 실천되는 NGO 선교사역의 디아코니아는 국가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복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국가와 세상의 사회복지가 제도적으로나 이념적으로 특별한 집단과 계층을 소외시키는 현상을 교회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NGO 선교사역은 세속적 정치 이념을 넘어 오직 복음에 기초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적합한 창조적이며 유연한 방안을 갖추어 봉사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한국교회를 향해 ‘되받음을 기대함 없이 주는 낭비’를 망설이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진정한 기독교적 디아코니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낭비를 본받는 자만이 할 수 있다”며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도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요, 따라서 소망 중에서만 믿음으로 체험될 수 있는 나라임을 기억하고, 비관도 낙관도 없는 사명감 있는 봉사자로서 살아가라”고 조언했다.

한편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기아대책의 사역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떡과 복음을 전하는 미션 NGO로 한국교회의 진정한 미션파트너로써 자리매김해 나아가고 있다”며 “더 낮은 곳으로 섬기러 오신 예수님의 뜻을 따라 지구촌의 굶주린 곳곳에서 건강한 사역의 실천을 위해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며 함께 성숙한 나눔과 섬김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창립 30주년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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