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제자, 예수님의 제자(누가복음 9:49~62)

  • 입력 2019.10.25 10: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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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목사(서울중앙교회)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이 말씀을 하실 때 주님의 심정은 무엇이었을까요. 제대로 머물 곳 하나 없었던 당신의 신세가 가련해서 한탄하신 겁니까, 아니면 또 다른 것을 사람들에게 나타내고자 하신 겁니까?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승천하실 기약이 차서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셨다.” 그렇습니다. 변화산에서 모세와 엘리야를 만난 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단호하게 결심하신 주님이 피곤하고 처량하다고 하신 말씀은 아닐 겁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때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하늘의 모든 것이 내 것이라는 기쁨이고 하나님께서 내게 길을 보이셨다는 감사입니다. “나는 여기에 머리 둘 곳이 없다. 내가 갈 곳에 머리 둘 곳이 있다. 나는 여기에 집도 굴도 없다. 그러나 내 아버지의 집에 있을 곳이 많다.” 그것이 주님의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따라가는 성도의 신앙은 어떠해야 합니까? 오늘 “어디로 가시든지 따르겠습니다.” 말하고 있는 이 친구는 “선하신 선생이여,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묻던 친구하고 비슷합니다. 집도, 굴도, 다 가지고 이것저것 다 누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는 칭호도 얻기를 원하는 겁니다. 우리도 믿는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상식적이고 뻔한신앙을 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기도가 잘 될 때는 힘든 일이 있을 때고, 기쁘고 감사할 때는 좋은 일이 있을 때입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신앙의 상식에 맞아야 좋은 것 이라고 여기고, 일상적인 범주 안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바라보는 것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릅니다.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그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 오직 그 길만을 가겠다고 하는 것, 그것이 기쁨이고 감사고생명입니다. 그리고 그때 모든 것이 새롭게 열리고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아브라함과 롯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합니까? 우리는 아브라함을 대단하다고 하고 롯은 조금 격하합니다. 그런데 아들을 바치려고 한 아브라함과 두 딸을 내놓았던 롯을 비교해보면, 딸을 그렇게 한다는 것이 보통 믿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무엇이 그들을 결정적으로 갈랐습니까? 아브라함은 보이지 않는 본향을 향해서, 하나님께서 예비하실 것을 향해서 나아갔고 롯은 눈에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결정하고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하늘로 가는 길은 사마리아를 거쳐야 하고 예루살렘을 지나야 하고 십자가를 져야 열립니다. 예루살렘을 향하는 길이 많은데 주님은 굳이 사마리아를 지나가셨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유대인을,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서로 용납할 수가 없었고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말합니다. “주님, 우리가불을 명해서 저들을 멸하겠습니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도 있고 엘리야가 불을 명해서 멸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그런 이야기는 두세 군데밖에 안 나옵니다. 수없는 용서와 수없는 사랑과 수없는 자비와 수없는 긍휼과 그토록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페이지마다 나오는데도, 그것은 눈에 들어오거나 마음에 닿지 않고 불 내리는 이야기가 솔깃하게 들리는 겁니다. 주님은 꾸짖으셨습니다. 사마리아는 바로 다음 전도예정지입니다. 포기할 수도, 버릴 수도, 간과할 수도 없는 곳, 너희가 끝까지 기도하고 품고 견디고 이겨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자리, 살려야 할 곳이 사마리아라는 겁니다.

“그저 하나님 주신 것으로 행하라. 대접하면 대접하는 대로 대접받아라. 물만 주면 물만 마시고 밥 주면 밥 먹고, 잔치 벌이면 함께 잔치에 참여하고 쫓아내면 먼지 털고 떠나라.” 그렇습니다. 성령을 받으면 불필요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에 다투고 싸울 일이 없습니다. 성령은 하나이기 때문에 무엇이 크고 중한지, 무엇이 귀한지 다 알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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