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대 정재영 교수, 목회자의 빈곤과 그 해법에 주목

  • 입력 2019.11.12 16:0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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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만큼 편한 직업이 어딨냐? 설교만 하면 성도들이 헌금 다 갖다 바치고, 그거 다 목사꺼 아냐?” 안티기독교 정서가 뚜렷한 오늘날, 주변에서는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 목회자 월평균 소득은 176만원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성도 50명 미만 교회의 목회자는 124만원, 50~100명 교회의 목회자는 185만원이었다. 담임목사가 이럴진대, 부목사나 전도사의 경우라면 말 다했다.

기독교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동네에서 누구나 알 정도의 중대형교회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5만여 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들의 소득은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다.

이러한 실정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이자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으로 섬기고 있는 정재영 교수가 <강요된 청빈-목회자의 경제 현실과 공동체적 극복 방안>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목회자의 빈곤은 한국 개신교회의 쇠퇴, 교회 이기주의와 양극화, 목회자 수급 불균형, 비현실적인 사례비 등 한국교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목회자 빈곤 문제를 넘어 한국교회의 성장과 성숙이라는 주제로 확장해 나간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목회자 빈곤 문제의 한 가지 해법으로 ‘공교회성 회복’을 말하고 있다. 개교회가 그 자체로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전체 한국교회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점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대형교회를 향해서는 이웃과 사회와 작은교회를 위해 그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작은교회에는 그들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목회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 교수는 궁극적으로 교회 규모나 위치, 교단에 상관없이 모든 교회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한국교회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박영돈 목사(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은퇴교수)는 “이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 절대 다수가 정상적으로 생계를 꾸려 가기 힘들 정도로 적은 사례비를 받고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여지없이 폭로한다”면서도 “이 책은 고무적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공교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대책을 마련하도록 공론의 장으로 우리 모두를 소환한다”고 평했다.

박종현 목사(전도사닷컴 편집장)는 “이 책은 사회과학의 눈으로 교회를 세밀하게 살핌으로써 연일 터져나오는 충격적인 기사들 사이에 묻혀 버린 목회자의 빈곤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총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낮은 신음으로만 표현되던 목회자들의 경제 현실을 객관화하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한국교회 전체의 시선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저자 정재영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종교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종교사회학회, 바른교회아카데미, 도시공동체연구소, 목회사회학연구소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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