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캄 교회탐방 ①하나님형상교회

  • 입력 2014.11.05 13:1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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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단 하나의 독립교회. 하나님형상교회(최봉수 목사)의 개척 이야기는 신기하리만큼 순탄했다.

겁 많은 목사의 소심함에도 불구하고 가정집에서 드리기 시작한 예배는 옥탑방으로 이어졌고, 단 1년 만에 예기치 않은 건축헌금으로 상가교회를 얻는 등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매 순간 감사와 감탄이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최봉수 목사와 이종남 사모에게 교회 운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집기들이 갖춰진 곳에 교회를 세우게 하셨고,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오직 하나님만 의뢰하는 목회로 자리잡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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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예배를 시작한 최 목사 자택의 옥탑방에 개척 멤버들이 모였다.
 

 

버티고 버텼던 목회자의 길

최 목사는 원래 운전학원 강사이자 자동차 세일즈맨이자 자동차보험 영업사원이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에게 차를 팔았고, 자동차 보험도 가입시키는 등 나름 큰 돈을 만져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최 목사는 돈 많은 장로가 되어 교회를 많이 세우겠다는 생각은 했을지언정 목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아니, 목사만은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날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내가 앞으로 뭘 하며 살아가야 좋을까’에 대해 새삼 다시 고민하게 됐다. 금식도 하고 기도원도 다녔지만 딱히 와닿는 것이 없었다.

길을 인도해 준 이는 이종남 사모였다. 이 사모는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강권했고, 최 목사는 회사에 출근하듯 도서관을 오가며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말씀들이 다 거짓말로 느껴져 성경책을 벽에 던지기도 했다.

사모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새 성경책을 구입해 왔고, 최 목사는 이번엔 ‘나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나’를 찾으며 성경을 다시 읽어내려갔다. 그러자 성경에는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하나님을 만난 후 변화됐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자신도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최 목사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소명을 깨달을 수 있게 ‘무언가’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받은 말씀이 잠언 25장 13절이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

이 말씀으로 인해 최 목사의 삶은 일대 변혁기를 맞는다. 아침마다 “하나님, 뭐가 가장 시원하시겠어요?”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됐고, 한 평생 시원한 얼음 냉수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방향도 설정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목사는 목회의 길을 걷기가 두려웠다. 하지만 사모의 끊임없는 지원과 주변 목사들의 격려로 용기를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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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탑방에서 책상을 놓고 성경공부를 하던 모습
 

 

옥탑방에서 상가교회로, 예상치 못한 역사들

우여곡절 끝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대학교에 편입해 신학공부를 마친 그는 자연스럽게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카이캄의 목사가 됐다.

첫 예배는 경기도 여주의 최 목사 가정에서 드려졌다. 아이들 5명과 아내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최 목사는 모든 것이 두려웠다. 맨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에 앞이 막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개척 당시 인원은 10명에 불과했다. 자택 옥탑방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성도들은 차츰 늘어갔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오직 말씀이 주는 힘으로 교회 공동체는 성장해갔다.

너무 노후된 차량을 근심하던 성도들이 차를 사라며 마련해 준 2000만원이 건축헌금으로 변경됐다. 뜻하지 않게 대전의 모 장로가 자신이 몰던 차량을 기증함으로, 여주대학교 정문 앞 상가 2층을 얻어 지금의 하나님형상교회가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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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하나님형상교회. 노후된 차량을 바꾸라는 성도들의 헌금으로 지금의 2층 상가를 얻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말씀 위에 제자 만들기 집중

너무 많은 간증 속에 살아온 영향 때문일까. 최 목사에게는 하나님 나라에 취직했다는 담대함,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심지어 최 목사와 이 사모에게는 ‘내일’이라는 것도 없었다.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모아진 헌금은 5%는 선교, 5%는 지역사회, 10%는 사역자들을 위해 적립한다.

지역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이 있다면 그동안 적립된 구제헌금 전부를 기부한다. 선교사들이 하나님형상교회를 찾아오면 모아진 선교헌금 전체를 후원하는 형태다.

최 목사는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면서 “가능하면 아끼지 말고, 나누지 않고 모두 베푸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형상교회의 모토는 ‘We are making disciple’이다. 말씀 공부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 목사는 성도들을 말씀의 반석 위에 세워 제자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최 목사는 작은교회를 지향하며 130명이 되면 분리독립을 준비할 것이라 밝혔다. 잘 훈련된 30~40명을 추려서 여주에 우리와 동일한 교회 8개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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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봉수 목사와 이종남 사모 가족. 딸만 셋이던 때, 하나님께서는 아들을 주신다 약속하셨고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후 약속대로 두 아들을 주셨다.
 

 

서두르지 말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

카이캄 25회 안수식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최 목사는 후배 목사들에게 성과가 나지 않아도 불안해하며 서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의 목회는 단 한 번도 하나님을 앞서지 않았고, 오히려 버티며 하나님께 끌려가다시피 왔기 때문일 거다.

“개척을 준비하는 많은 목사들이 너무 빨리 성과를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빚을 과도하게 내서 개척하고 성도들을 모으려 무리하지 말라. 하나님의 뜻이라면 하나님은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님의 때와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을 몰라서 답답할 뿐, 하나님은 분명히 일하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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