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 PAGES of 2019

  • 입력 2019.12.26 09:10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54호_5.jpg

 

1면 톱기사는 신문의 얼굴이다. 매일 발행하는 일간지이든, 매주 발행되는 주간지이든 정기간행물로 발행되는 신문의 ‘A FRONT PAGE STORY’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가장 이슈가 되는 아이템을 담아내게 된다. 지면을 발행하는 언론은 이 1면에 무엇을 담아내는가를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논조, 관점과 의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크리스챤연합신문은 2019년 한 해 동안 1월6일자 제712호로 시작해 12월29일자 제754호까지 총 43차례의 신문을 발행했다. 기독교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복음을 알리고 정도를 일깨우며, 잘못은 지적하고 선한 일은 칭찬하여, 모든 기독교인들이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언론으로서 크리스챤연합신문은 1면 톱기사를 통해 한 해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알려왔을까. 이것을 돌아보는 것은 2019년 기독교계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반추해 볼 수 있는 동시에 크리스챤연합신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편집자주>

1.jpg

설문조사와 통계로 시작한 1월

2019년을 시작하면서 한국교회는 슬픈 소식과 기쁜 소식, 마음이 복잡한 소식을 번갈아 접해야만 했다.

먼저는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2018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상담을 진행한 결과를 엮어 ‘2018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 상담통계 및 분석’을 발표했다. 그 결과 교회문제에 대한 상담이 117개 교회에서 총 209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횟수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장 많은 상담이 이뤄졌던 유형은 ‘재정전횡’과 ‘인사 및 행정전횡’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사나 장로 등 특정 인물의 전횡으로 인한 교회분쟁이 여전히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기사였기에 심기가 불편했을지는 모르나 반드시 직시해야만 하는 사실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모처럼 뿌듯한 소식도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을 발간한 가운데 30년간의 종교 인구의 변화를 살펴봤을 때 개신교의 증가세가 유독 뚜렷한 것으로 확인된 점이다.

개신교는 국민들 가운데 19.73%를 점유했고, 종교인구 내에서는 44.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교(15.53%/35.35%)와 천주교(7.93%/18.0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국내 종교 규모 1위를 다시금 확인했다.

월간 교회성장이 발표한 설문조사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인식이 극명하게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회자와 신학대 교수, 교계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한국교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를 묻는 질문에 ‘다음세대’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집계된 반면, 성도들은 ‘교회, 목사, 성도다움’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월간 교회성장은 “목회자와 성도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성도들은 다음세대를 생각하기 전에 우리부터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독교적 가치가 위협받은 2월

2019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독교는 세상의 가치로부터 공격받기 시작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건학이념에 따라 학내 성소수자 모임에 시설대관을 거절한 숭실대학교에 “성적지향을 이유로 시설대관 등을 불허하지 말라”면서 ‘무흠한 기독교인’을 임용조건으로 규정해 온 숭실대의 정관과 인사규정 수정까지 권고해 기독교계의 공분이 일었다.

그런가 하면 학내에서 성소수자 관련 강연회를 주최한 학생에게 무기정학 등 징계를 내린 한동대에는 ‘징계 처분 취소’를 권고하면서 “대학이 건학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연 내용을 사전에 검열하거나 강사의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불허 통보나 주최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취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해 기름을 부었다.

이러한 가운데 통합 교단 신학교인 장로교신학대학교가 친동성애 행보를 보인다고 우려하면서 노회들이 학교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오직 하나님께만 있는 생명 주권을 인간이 ‘여성 인권’을 내세워 낙태를 합법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헌법재판소가 2012년 낙태죄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4:4로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7년 만에 헌법재판소가 다시 위헌 여부를 다뤘으나 결국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3.jpg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3월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로써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기독교와 정재계 대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3.1운동 100주년 기독교기념사업위원회’가 발족됐다. ‘100년의 기억, 위대한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기념사업위원회는 3.1운동의 중심에 섰던 기독교의 희생정신을 현대화하고 감춰져 있던 선교사와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발굴할 것을 밝혔다.

특히 예장통합 역사위원회 및 삼일운동백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 전국 각지 현장을 방문해 연구한 자료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3·1운동 당시 개신교 교인은 전체인구의 1.8%에 그치는 29만 명이었으나 만세시위자의 30%가 개신교 교인이었으며, 체포당하고 투옥당한 사람의 20%가 개신교 교인이었다고 하니 3·1운동에서 개신교인들의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전국의 마을과 장터에 3·1운동시위 격문이 나붙었고 독립선언서가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교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마을 단위의 장로교회가 전국으로 통하는 조직망(시찰회→노회→총회)을 갖추고 있었기에 그 역할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4.jpg

이웃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한 4월

강원도 고성과 속초 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살생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교회가 발 벗고 나섰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등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즉시 모금 캠페인을 열어 성금을 모았으며, 여러 기관단체와 NGO들도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구호에 착수했다.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은 5일 긴급구호팀을 파견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구세군은 가장 많은 이재민이 지내고 있는 고성군 천진초등학교에 천막을 설치하고, 이재민들과 복구작업에 나선 소방대원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피자, 치킨, 떡볶이와 같은 간식을 비롯해 커피, 차와 같은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구세군 천막을 이용해 간식을 제공받고 있는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는 일일평균 600여명을 기록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빵과 라면 등 구호물품들을 싣고 현장을 찾아 물자를 전달했으며,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과 동부연회 최선길 감독 등은 피해 지역을 찾아 감리회 소속 교회와 교인 가정을 하나하나 방문해 위로했다.

예장 합동, 통합, 기장 등 각 교단들도 임원 및 관계자들이 교단 산하 교회와 피해를 입은 교인의 가정을 돌아보며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4월21일 부활절 아침에 전해진 스리랑카의 기독교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적인 테러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스리랑카의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3개 도시의 교회와 성당 등에서 부활절 아침에 발생한 테러는 마치 종교전쟁을 촉발시키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들 정도였다.

스리랑카는 70% 이상이 불교를 신봉하고, 힌두교는 12.6%, 무슬림 9.7%, 천주교 6%로 집계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과거 26년 동안 종교와 민족의 갈등으로 내전을 겪었으며, 내전이 끝나고 불과 10여년이 지난 시점에 끔찍한 종교 테러가 발생해 아픈 기억을 되살리고 말았다.

이에 한국교회연합과 NCCK, 한국교회언론회 등이 성명서와 논평, 연대서신을 발표해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5.jpg

전국적으로 망신살 뻗쳤던 5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제25대 대표회장으로 전광훈 목사를 선출한 이래 3월에 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 논란으로 교계에서 소란이 일어났다면, 5월에는 국내적인 수준으로 확산됐다.

전광훈 목사의 도를 넘은 정치적 행보가 결국 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어 기독교가 비난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 목사는 “내년 4월15일 총선에서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야 한다”는 등의 정치적 발언을 예배시간에 공개적으로 쏟아내 왔고, 이를 교계에서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간과해 왔으나, 세상의 눈으로는 ‘세상에 이런 일이’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가 이를 취재하기 위해 사랑제일교회에 찾아간 내용이 보도되면서 기독교는 일순 웃음거리가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기총 임원회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인기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설립 목적을 무시하고 정관에 의한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면서 살벌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한기총을 자신의 정치 목적을 위한 기독당의 하급기관으로 만들고 일개 단체(청교도영성훈련원)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이 개인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지나친 정치적 행보로 인해 한기총 30년 역사상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해산 청원을 하는 빌미를 줬다”며 “정부와 사회를 향한 곧은 한 목소리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한국기독교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 매진해야 하는 한기총을 일개 정치단체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킨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 대표성을 상실하고 그 정체성을 크게 훼손시킨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6.jpg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에 함께 고민했던 6월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2위이면서, 출산율이 0.98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6월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모처럼 이웃과 세상을 걱정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제40회 신촌포럼은 ‘위기의 시대, 그 대응과 방안’을 주제로 성도와 목회자조차도 쉽게 떨쳐내기 힘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자살’에 대한 대안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유영권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학)는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을 ‘소속감의 부재’에 있다고 지목하고 “소속감을 가지고 공동체의 누군가에게 관심과 돌봄을 받으면 충분히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 그 역할을 감당하고 성도에게 숨 쉬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 곳이 교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 공동체 내에서 성도간의 교제를 통해 삶의 위기를 만나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는 성도의 고통과 감정에 적극적으로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교회총연합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산율 0.98 쇼크,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된 일터 문화를 확립하면 저출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았으며, 교회가 정부와 공동대응하여 돌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7.jpg

국제적 다사다난 7월

7월에 들어서자마자 한국은 떠들썩했다. 6월30일 대한민국과 북한, 미국 3국 정상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손을 맞잡았고, 북미 양측은 교착 상태에 놓였던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가 돌아온 장면은 실시간 타전되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판문점으로 끌어모았다.

7월에 불었던 또 다른 거대 이슈는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류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강제징용피해자 배상문제를 언급한 아베 총리는 ‘한국이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해 경제보복조치라는 점을 시인했다. 이에 한국 사회가 분노로 발칵 뒤집힌 것은 물론 한국교회에서도 공분이 일어났다.

8.jpg

성평등 조례가 뜨겁게 달군 8월

경기도민들과 경기도 관내 교회들 및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과 ‘경기도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안’이 문제조항 수정 없이 원안대로 도의회를 통과해 크게 반발이 시작됐다.

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은 경기도권 교회들의 주도 아래 범종교단체와 학부모단체, 시민단체와 법조인, 교수 등 전문가들로 조직되어 7월29일 경기도청 앞에서 첫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8월25일 3만여 명의 경기도민이 결집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 내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개인사업자와 비영리법인, 모든 종교단체들과 연합하여 헌법에 보장된 자유와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이를 침해하는 개정 성평등 조에와 제정 성인지 조례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특히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조례 재개정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9.jpg

합동과 통합이 60년 만에 함께 모인 9월

한국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예장합동(총회장 이승희 목사)과 예장통합(총회장 림형석 목사)이 교단 분열 60주년을 맞아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설립됐던 107년 전 9월1일에 맞춰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장로교(합동 통합)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문제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분열됐던 1959년 이래 양 교단은 크게 성장하며 장로교회를 대표해 왔다.

양 교단 총회 임원과 상비부장, 기관 대표 등은 이날 안양 평촌교회에 모여 한국교회 회복과 연합을 위해 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기도회에 함께한 2500여명의 성도들은 한 목소리로 신앙을 고백하고 찬양하며 기도했다.

이들은 지난 60년을 돌아보면서 아픈 상처를 주님께 내놓고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간구했고, 민족과 세계의 복음화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도록 지혜와 능력을 주시기를 바랐다. 아울러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평안과 발전을 위해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간구하며 한일 관계의 정상적 회복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행동하며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교회 사유화의 길 열어준 10월

통합총회가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 사태를 ‘세습 허용’으로 일단락지었다.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원회는 총회 이튿날 보고 시간을 통해 “총회장이 자벽해 임명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 7인이 제104회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고, 이 수습방안을 총회가 토론없이 결정하여 명성교회를 둘러싼 논란을 종결해달라”고 청원했다.

이 보고 시간에는 통합총회 기관지인 한국기독공보 외에 언론사 취재도 불허됐다. 이런 가운데 명성교회 원로 김삼환 목사가 자리해 총회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명성교회의 입장을 헤아려달라고 읍소했다. 격론 끝에 재석 1142표 중 찬성 1011표를 얻어 수습전권위원회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는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을 받아들이고, 9월20일에 재기된 재재심을 취하하며, 오는 11월3일경 명성교회에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게 됐다.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은 2021년 1월1일 이후에 할 수 있도록 하되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경우 2017년 11월12일 행한 위임식으로 절차를 갈음하게 된다. 이 수습안은 재석 총대 1204명 중 920명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혐오’에 주목했던 11월, 교회는 안전할까

남혐, 여혐, 꼰대, 틀딱충, 맘충 등 혐오 표현이 일상 가운데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고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혐오 표현 대응관련 대국민 인식조사’를 벌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혐오 표현 및 비하 지칭어는 4년 사이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 간 혐오 표현 사용 빈도는 무려 12배 이상 증가했으며, 분석 대상 텍스트에서 사용된 감정에는 ‘혐오’가 7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사 대상의 96.3%가 현재 한국사회의 혐오 표현이 ‘심각하다’고 인식했으며, 88% 이상 응답자들이 혐오 표현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고,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올해 4월 한국교회탐구센터가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혐오 표현을 접촉한 경험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타인에게 혐오 표현을 한 경험 또한 그리스도인이 44%, 비그리스도인이 48%로 4%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데 그쳤다. 혐오의 시대 속 교회 역시 ‘쉴만한 물가’는 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소장은 “혐오 표현은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한 기제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온 세상을 사랑하시고 품으시는 하나님을 믿는 교회는 혐오 표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혐오 표현은 차별의식에서 시작되면서 동시에 차별의 기제이다. 만인이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되었으므로 만인은 모두 존엄하고 평등하다. 교회 내부에서의 교육과 함께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운동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2.jpg

청소년들의 생각을 듣고 고민이 깊어진 12월

한국교회탐구센터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가 공동으로 ‘2019 기독 청소년들의 신앙과 교회 인식’을 조사해 발표했다. 다음세대라 일컬어지는 청소년들은 오늘날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다음세대의 눈에 비친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중고생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가 26.8%로 가장 높았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20.8%), ‘부모님이 원하므로’(19.2%),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18.0%)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분명한 목적을 갖지 않은(습관적으로, 부모님이 원해서) 비율이 40%로 나타나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면 신앙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처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은 교회를 떠난 시기에 있어 중학생 때가 50.0%, 고등학생 때가 25.5%, 초등학교와 그 이전이 24.5%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습관적으로 교회를 다니다가 사춘기를 거치면서 자기 스스로의 신앙을 정립해야 할 때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다음세대가 줄어든다고 볼멘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교회 안의 청소년들의 신앙 정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교회를 떠난 청소년들이 다시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기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가 분명해졌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