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교회, 그 거스를 수 없는 세계교회의 급류

  • 입력 2014.11.13 11:0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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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가칭)한국독립교회연합회 출범 준비부터 함께해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를 창립하고, 2대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독립교회 운동을 이끌어 온 김상복 목사. 김 목사는 미국에서 첫 목회를 독립교회로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독립교회인 할렐루야교회에서 시무하는 등 한국 독립교회의 역사 그 자체다. 독립교회의 가치를 가장 잘 정립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김 목사를 만나 독립교회 운동의 세계적 현상과 한국 독립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명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지미숙    김상복 목사님은 국내에서 독립교회에 대한 가장 확실한 가치를 정립하고 계시다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독립교회에서 자라나신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김상복    나는 대단히 보수적인 장로교에서 목회자들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나 타 교단이나 교파는 다 잘못된 것이요, 타 교단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자라났습니다. 심지어 비슷한 보수적 교단과 교회들마저도 폄하했었어요. 20대 중반에 미국에 신학을 공부하러 가서야 처음으로 타 교파 신앙인들을 접하게 됐죠.
내가 유학 간 신학교에는 여러 교파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들이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이 나보다 신앙적으로 낫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자라난 교단과 교회 외에도 예수를 잘 믿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됐죠. ‘나는 그동안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조금씩 넓은 세계에 눈이 열린 겁니다.
참 축복이었던 것이 미국의 신학교육은 나에게 객관적이며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줬어요. 졸업식 날 교장이었던 맥크레이 박사는 그의 설교에서 “예수님 한 분만이 우리의 유일한 주님이요 어떤 인간도 우리와 주님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된다”며 “오로지 주님 한 분만을 따르고 섬기라”고 하신 말씀이 내 가슴에 깊이 박혔어요.
졸업 후에 미국교회로부터 담임목사 청빙을 받았습니다. 나의 배경과 비슷한 장로교회였어요. 그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9년간 동부와 중부의 두 교회에서 목회하며 또 다른 두 개의 개척교회를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하며 설교로 도왔죠. 레이크 미시간 노회의 서기까지 맡아 하며 교단과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점차 마음에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교단과 지도자들이 결정하고 주장하는 것들이 나의 신앙양심을 얽어매고 주님만을 섬기려는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도자들이 주님과 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느꼈고 영적 자유가 축소되는 불편을 느꼈습니다. 교단을 따르자니 나의 신앙양심을 접어야 했고, 주님과 말씀과 나의 양심을 따르자니 교단의 뜻을 어겨야 해서 마음의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최근에도 미국에서 비슷한 예가 있었죠. 미국 감리교회가 동성애자에게도 목사안수를 주기로 가결했습니다. 만약 내가 미국 감리교 소속 목회자라면 교단이 이러한 결정을 했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면 교단을 불순종해야 하는 거죠.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났고 나는 내가 하고 있던 목회와 교수와 방송 사역에 너무 바빴습니다. 교수 사역 하나만 하고 싶다는 강력한 마음에 워싱톤신학대학의 초빙을 받아 사역지를 옮기면서 내가 속해 있던 교단에서 조용히 빠져 나와 그 교단에 돌아가지 않았어요. 나의 신앙과 신학은 전통적 장로교 배경이었지만 그때부터 나는 교단에 속하지 않은 교수가 된 거죠.
나는 크리스천이면 그걸로 족했습니다. 다른 교단 신학교에서도 초청을 받았으나 나는 초교파 신학대학을 택해 전근을 갔습니다. “너희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아들이 너희를 자유케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하리라”(요 8:32,36) 진리이신 예수를 알면 알수록 신앙인은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자유를 체험한 사람은 다시는 속박되고 싶어 하지 않죠. 광활한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되면 더 많은 자유를 추구합니다. 나는 예수 안에서 엄청난 자유의 세계를 발견했습니다. 이젠 그리스도 안에서 아무 것도 나를 속박할 수 없습니다.
지미숙    처음 독립교회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김상복    이미 교회목회를 포기하고 내가 본래 원한대로 신학대학에서만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3년 반이 지난 어느 날 발티모어에서 한 그룹의 성도들이 찾아와 개척교회를 시작하는데 목회자가 되어달라고 요청했어요. 나는 단연히 거절했습니다. 주중의 교수생활과 주말 여러 도시의 각종 집회들이 2~3년간 이미 예정되어 있는 상태였거든요. 상당한 시간 동안 줄다리기를 하다가 마지못해 교회를 창립한 후 1년만 돌보아 주면 교회는 그때 전임목사를 찾는다는 조건이었지요. 그렇게 벧엘장로교회가 조직됐습니다.
이름은 장로교회였으나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교회였습니다. 장로교라는 것은 신앙과 신학의 내용을 보여주는 것일 뿐 장로교단과는 무관했습니다. 주중에는 신학교, 주말에는 교회라는 두 가지 사역이 정기화됐습니다. 교회사역에서도 나의 목회철학은 간단했습니다. 나에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였고, 예수가 설립자요 주인이요 신앙의 중심이었습니다. 교파에 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어요. 벧엘교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모든 교단 출신들이 함께 참여했고 모두 편안해했어요. 나는 단지 예수님 편이었습니다.
미국 전역의 수많은 한인교회에 주말 집회로 몇 년 동안을 다니면서 한 가지를 봤습니다. 교회와 교단 이름만 다를 뿐 한인교회는 내용상 거의 차이가 없었지요. 성경, 찬송가, 주기도, 사도신경, 예배순서에 이르기까지 오순절교회까지도 별로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오순절 교인들도 한인교회에서는 대부분 장로교에서 넘어간 분들이었거든요. 침례교인들도 심지어 목회자들마저도 한국의 장로교 목사들이 미국에 가서 비교적 혜택이 많은 침례교로 옮겨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러 교단의 목회자들 간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자유롭게 모든 교단을 넘나들며 주말 부흥회, 사경회, 전도대회 등의 강사로 다니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보고 체험했습니다. 나는 장로교, 칼빈주의자보다는 크리스챤이라는 더 넓고 큰 카테고리가 편했어요. 나는 자연스럽게 결국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교회의 목사가 된 것이지요. 벧엘교회에서 1년이 되었을 때 교회는 약속한 대로 목사를 찾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결국 교수생활과 함께 그 교회에서 11년을 목회하다 한국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지미숙    한국에서 부임한 교회도 독립교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상복    내가 부임한 할렐루야교회는 32년 전 장로교 목사가 한 가족과 함께 처음부터 당시로서는 한국교회에 생소한 독립교회로 시작한 곳입니다. 내가 걸어 온 길과 유사했기에 참 편안했습니다. 할렐루야교회 내에도 동역하는 목회자 33명은 복음주의적 신앙과 신학을 가진 14교단의 목회자들이 함께 동역했습니다. 교단과 신학의 차이로 인해 목회자 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그것은 아주 사소해서 근본적인 신앙과 복음주의신학에 있어서 일치했기에 함께 사역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어요.
한국에는 많은 교단과 수많은 교회가 있지만 사실상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진보적인 교단의 목회자들과 성도들도 거의 차이가 없어요. 한국교회는 나의 판단에 의하면 95% 이상의 교회와 목회자는 전통적 복음주의 신앙과 신학을 가진 분들입니다. 극소수의 신학교에 과격한 진보주의 신학자들이 몇 명 있지만 절대다수가 복음주의적 신앙을 가진 분들이에요. 자신을 복음주의자라고 부르지 않을지는 모르나 그들의 개인적 신앙은 거의 확실하게 복음적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기독교인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이죠.
이것은 한국교회로서는 큰 축복입니다. 아마도 한국이 복음주의적 신앙이 가장 강한 나라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복음주의적 신앙이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죄 사함과 영원한 생명을 믿고 고백하는 신앙을 의미합니다. 이 신앙 없이는 기독교인이라 자신을 부를 수는 있어도 거듭난 기독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는 교단을 거부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성령으로 하나 된 모든 교단과 교회를 철저히 인정하고 누구든지 함께 자유롭게 섬기기를 원하는 새로운 운동입니다.
지미숙    한국에서 독립교회 운동을 처음 구체화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립교회와 선교단체 운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상복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회원들은 교단의 통제도 받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과 사역을 따라 각자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주님과 교회와 성도와 이웃을 개 교회와 목회자의 소신을 따라 섬깁니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됨을 인정하고 필요에 따라 교제하고 협력하며 교회나 기간이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사역을 합니다.
그러나 법적인 보호와 도움이 필요하면 연합회가 도움을 주는 거죠. 대학 졸업자로서 교육부 인가가 있는 정규 신학대학원의 석사학위 과정 교육을 받고 모든 자격을 갖추었을 경우 기존 교단과 마찬가지로 필기시험과 면접, 인성심리검사를 거쳐 아무 차별 없이 여성도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규신학대학원을 졸업했더라도 교단 신학교 간에 학점을 인정해 주지 않고 1년 내지 2년의 신대원 과정을 더 요구합니다. 외국의 신학교를 졸업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죠. 특히 초교파 신학대학원이나 외국의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경우에도 그대로 인정을 하지 않아요. 카이캄은 이 부분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정규 신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교회나 선교단체 사역을 하기 원하는 경우 누구나 자유롭게 독립교회에서 안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던 각종 대학생 선교단체나 기타 비 교단 선교단체들이 함께 유대를 갖고 자유롭게 사역을 하고 서로 격려를 합니다. 현재로서는 많은 교단 신학교 출신들도 독립적 사역을 원하여 안수를 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한국성서신학대학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이 동참하고 있고, 그 졸업생들이 안수를 받고 있습니다.                      
<계속>
대담 일시 | 2014년 11월12일 오전 10시30분대  담  자 | 지미숙 국장, 윤세중 주필정       리 | 임경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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