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뿌리

  • 입력 2020.03.26 15:1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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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훈 목사 (예수나라공동체)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이는 지상 최고의 질문이자 인류 최대의 난제이다. 하지만 크리스천으로서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본향은 하나님의 나라이다. 하나님의 품에서 나왔다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간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의 생령을 받은바 영원히 산다. 지상에서 순례자의 삶을 마치면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 영생하게 된다. 우리의 육신은 어떤가? 부모를 통해 태어난다. 부모는 조부모를 통해 태어나고, 조부모는 증조부모를 통해 태어난다. 이렇게 최초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까지 올라간다. 아담과 하와는 흙이다. 그 자손인 우리도 당연히 흙인바 흙으로 돌아간다. 1970년대 중반으로 기억된다. 집에서 오랫동안 보관해오던 족보와 문중에서 새로 구입한 계보를 비교하면서 나의 뿌리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내친김에 울진에 있는 시조의 선영도 찾아가 보았다. 선묘 아래는 사당이, 사당 아래는 선산을 관리하는 종친이 살고 있었다. 얼마 후 명절을 맞아 아버지와 함께 다시 그 선묘를 찾았다. 아버지는 비문을 손으로 짚어가며 한 자 한 자 차근차근 읽어보고, 양복 안주머니에서 신문지로 돌돌 말은 소주 한 병을 꺼내 두 잔 부어 올리며 두 번 절하였다.

그리고 감격에 찬 어조로 크게 말하였다. “여기에 합장된 어른들이 우리 시조가 맞다!”임씨 성(姓)은 수풀 임(林)과 맡길 임(任)이 있다. 수풀 임씨는 중국 서하에 살던 비간(比干)이 은나라 주왕의 폭정을 못 이겨 죽음을 무릅쓰고 직간하다가 참형을 당했던바, 그 아들 견(堅)이 장림산(長林山, 백두산)에 은거하면서 창시하였다고 전해진다. 평택(平澤), 울진(蔚珍), 나주(羅州)등 30여 본관이 있다. 맡길 임씨는 임온(任溫)을 시조로 하는 풍천(豊川)을 비롯하여 장흥(長興), 과천(果川), 진주(晉州) 등이 있다. 평택 임씨는 도시조로 알려진 팔급(八及)이, 당나라 문종 때 동래팔학사(東來八學士) 가운데 한 사람으로 8세기에 들어와 팽성(평택)의 용주방에 세거하였던바, 그 후손이 본관을 평택으로 하였다. 그는 신라의 조정에서이부상서를 지냈다. 울진 임씨는 팔급의 14대손 우(祐)를 시조로 하여 평택 임씨에서 분적, 본관을 울진으로 하였다. 그는 고려 고종 원년(1214년)에 등과하여 용호좌윤을 거쳐 은청광록대부에 올라 중부상서에 이르렀고, 몽고의 침략을 토평하는데 큰 공을 세워 호종공신에 올라 울릉군에 봉해졌다.

그리고 나주임씨는 1218년 고려의 대장군 임비(林庇)를 시조로 하였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도 대를 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7년 전에 이미 백부는 세상을 떠났으며, 백부의 아들도 그보다 먼저 죽었던바, 사실상 백부의 대는 끊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장자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백부의 아들로 족보에 입적하였다. 이러한 관례는 성경시대의 이스라엘뿐만 아니라고 대사회의 여러 나라에 있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담과 하와를 최초의 조상으로 알고 받아들이지만, 누구누구를 거쳐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인류의 모든 민족을 한 혈통으로 만들어 온땅에 살도록 하셨으며, 각 나라의 연대와 그들의 국경을 미리 정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때가 지나면 우리의 이름조차 잊힌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경은 말한다.

“그대는 어리석은 논쟁과 족보 이야기와 분쟁과 율법에 대한 다툼을 피하십시오. 이는 무익하고 헛된 것입니다.”(디도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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