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 묶인 선교사들, 미션프랜즈가 돕는다

  • 입력 2020.04.02 11:1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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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발이 묶인 선교사들의 거처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비자 갱신을 위해 또는 지병 치료를 위해 고국을 찾았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선교지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3월30일 기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47개국이 한국발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일부 국가에서는 격리조치를 시행하는 등 총 181개국이 한국을 경유한 입국자를 대상으로 제한 조치를 위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 입국한 선교사들도 다행히 14일의 격리기간을 마치고 자유를 얻게 됐지만 정작 어디로 가야할지, 어느 곳에서 지내야 할지 모든 것이 막막하다.

중국으로 다시 돌아간 일부 선교사들은 한국인 입국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감시가 엄중해졌다면서 ‘당분간 들어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넉넉지 못한 선교사 사정에 숙박시설을 전전하고 있지만,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사태에 앞날은 막막하기만 하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 독립 연대기구인 한국국제재난구호사업추진위원회는 일찍이 강화도에 원아트홀딩스가 제공한 4층짜리 건물을 마련해 선교사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10여명의 선교사들이 거쳐갔으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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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프랜즈 대표 이흥식 목사

이에 선교사들의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올해 초 발족된 미션프랜즈(대표 이흥식 목사, 현도성결교회)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머무를 곳이 마땅치 않은 선교사들을 위해 중장기적인 거처를 제공하는 사역을 시작해 귀감이 되고 있다.

이는 선교사를 파송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케어해야 할 때라는 미션프랜즈의 설립정신이 그대로 발현된 사역으로 곤란에 처한 선교사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표 이흥식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교사들의 발이 묶여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션프랜즈 회원들이 모여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 방안을 모색했다”며 “거처할 곳이 마땅치 않은 선교사 가족들의 신청을 받아 원룸을 제공하고 생필품도 공급해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현재 긴급히 시설을 마련하고 있고, 후원이 모아지는 대로 늘려갈 예정이다. 일주일이든 세 달이든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원하시는 대로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를 맞은 한국교회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규모를 떠나 모든 교회들이 예산을 삭감하고 있으며, 대형교회들에서도 ‘선교비 보낼 돈이 없다’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목사는 “모두가 힘겨운 때이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교회가 선교를 멈출 수는 없다. 선교사들도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뢰하며 힘을 내시기 바란다. 하나님은 고난 뒤에 좋은 날을 주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미션프랜즈에서는 선교사들에게 거처뿐만이 아니라 의료적인 혜택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미션프랜즈 의료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희 목사는 “국내에 들어와 계신 선교사분들 가운데 근골격계에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미션프랜즈(010-5483-8225)로 연락주시면 복음의원과 협력해서 프롤로주사 치료를 제공해 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목사는 “사역지로 돌아가는 길이 막힌 선교사들은 국내에 머무를 집도 없는 상황이다. 4인 가족이 한 달에 40~50만원이면 여기저기 전전하지 않고 원룸이나 투룸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된다”며 “모두가 힘들지만 교회나 단체별로 선교사 한 가정을 케어한다든지, 성도들이 십시일반으로 한 가정을 책임지는 등 캠페인을 벌여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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