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을 잘 짜기를 바라며

  • 입력 2020.04.02 16:5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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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나라에 ‘코로나19’가 아직도 톱뉴스를 장식한다. 그런 가운데 선거철을 맞이했다. 나라의 선량들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기회가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번의 선거를 치르기도 하고 선량들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때때로‘아 이럴 수가’ 하고 실망을 하기도 했다. 누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그냥 잘 하리라고 잘 해 줄 것이라고 믿어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바라는 마음은 사심 없는 자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중국의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이다. 양나라 무제의 동생인 소굉은 사치가 심하고 재물을 불리는데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가였다. 그의 집에는 백 칸이나 되는 창고가 있었는데 온갖 재물을 채우고는 큰 자물쇠를 달아 엄중히 경계하였다. 신하 중에 이를 의심하는 자가 있어 왕에게 아뢰었다. “폐하의 아우인 소굉에게 큰 창고가 있었는데 그곳에 갑옷과 병기를 숨겨두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장차 나라를 어지럽게 할지도 모르니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제는 직접 아우의 집을 방문했다. 한참술자리가 무르익자 무제가 말했다. “네 집 뒤채에 큰 창고가 있다는데 한번 보고 싶구나” 소굉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임금이 자신이 긁어모은 재물을 볼까 두려웠던 것이다. 아우의 안색이 변하자 무제는 더욱 재촉하여 창고 문을 열게 했다.

 

그리고는 신하들을 시켜 창고를 샅샅이 조사하도록 명령했다. 창고 안을 조사해보니 백만 냥을 노란 패로 표시하고, 천만 냥을 자줏빛 패로 표시했는데 이와 같은 곳이 모두 30칸이나 되었다. 이를 계산해보니 모두 3억 냥이나 넘는 돈이었다. 나머지 창고에는 진귀한 물품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쌓여 있었다. 하지만 왕은 그것이 무기가아님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아우에게 말했다. “여섯째야, 너는 살 만하구나!” 그런 다음 무제는 늦은 밤까지 질펀하게 술을 마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숨겨둔 것이 무기가 아니라고 안심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창고 속에 들어있는 것은 무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 있었던 것은 썩어가는 권력의 치부이다. 지배자를 죽이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권력 안에서 곪아 터진 종기이다. 힘으로 긁어모은 재물이 언제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권력이란 참으로 덧없는 것이다. 로마제국을 제외하면 세계 역사상 천 년 이상의 권력을 누린 나라는 없다. 진시황은 중국 최초로 통일을 완성했지만 이 통일국가의 수명은 고작15년이었다. 유럽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징기스칸의 몽골제국도 원나라의 수명까지 합쳐보아야 150년을 약간 넘을 뿐이다. 로마제국을 지배했던 황제들 중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인간은 권력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고, 권력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보면 혼란스럽다. 마치 인간이 살아가는데 최고의 꼭지점이 정치인가? 하는 생각을 할 만큼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원칙과 정직보다는 권모와 술수가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구를 위해정치를 하는 자인가? 백성이 아닌가? 그런데 가끔 느끼는 것은 백성이 안중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정치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은 정치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해도 우리 인간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이 밝고 수준 높은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 이제는 정치도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투철한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그럴 때 사회가 한층 성숙하고 부드러운 사회가 될 것이다. 작금의 신문 보도를 보노라면 헷갈린다. 어지럽다. 때로는 분노가 치민다. 한탕주의자들이 정치판에 있는 것 같아 왠지 입맛이 씁쓸하다.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종의 모판과 같은 판을 짜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을 잘 만들어야 한다. 정말 사심 없는 자들이 판을 짜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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