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탱 해 주는 것

  • 입력 2020.04.23 11:2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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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인간의 삶이란 굴곡이 있다. 그런 굴곡진 생을 살아가는 데 하나의 지침서 같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자신을 흔들림 없이 지킬 수 있는 어떤 초심이 아닐까 싶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가운데서도 ‘아니야’ 하고 자신을 흔들림없이 바름과 옳음으로 갈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것이 있다면 누구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주변에는 의외로 신분과 처지가 달라진 이후 이런저런일로 추락하는 자들을 보게 된다.옛날 어느 나라에 왕이 신하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갔다. 어떤 목동을 만나게 되었다. 준수하게 생긴 청년이었다. 왕은 단번에 그가 신실할 뿐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왕은 그 목동을 왕궁으로 데리고 와서 여러가지 일을 시켜 보았다. 생각했던 바와 같이 그는 모든 일에 충성스러웠고 지혜 있게 일을 처리했다.

 

왕은 그를 크게 신임하게 되었고, 왕궁의 재산관리인으로 세웠다. 왕궁의 모든 재산을 그가 관리하게 된 것이었다. 다른 신하들이 그를 질투하기 시작했다. 촌 목동이 들어와 자기들을 제치고 왕의 신임을 독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럴 만도 했다. 다른 신하들은 그에게서 허물을 찾아 그를 고소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허물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매사에 신중하였다. 드디어 신하들은 그에게서 한 가지 이상한 행동을 찾았다. 그것은 그가 가끔 왕궁 꼭대기에 있는 창고에 몰래 들어갔다 한참 만에 돌아오곤 하는 것이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그 창고의 열쇠를 자기만 간직할 뿐 아니라 그 부근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신하들은 이제 되었다고 쾌재를 불렀다.

 

그가 “왕의 재물을 빼돌려 그 비밀창고에 보관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그들은 왕에게 달려가 그 신하를 고발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엄히 조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신하들은 왕의 허락을 받아 왕궁 꼭대기에 있는 비밀창고의 문을 열고 그 속을 뒤졌다. 금은보화가 가득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귀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한쪽 구석에 ‘낡아빠진 조끼 한 벌과 너덜너덜한 장화 한 켤레’가 놓여 있을 뿐이다. 왕은 신하들의 보고를 받고서 그를 불렀다. “그대는 보관하고 있는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무엇인고? 왜 그것을 보물처럼 감추어 두었는가?”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왕이시여, 제가 왕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가진 것이라고는 그 두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왕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제 마음이 높아지려고 할 때마다 저는 그곳에 가서 저의 옛 모습을 생각하며 왕의 은혜를 다시금 생각하였습니다.” 그 말은 들은 왕은 크게 기뻐하며 낡아빠진 조끼 한 벌과 너덜너덜한 장화 한 켤레를 국보로 정하고는 오래도록 보존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목동이었던 신하에게 낡아빠진 조끼 한 벌과 너덜너덜 한 장화 한 켤레는 자신의 분수를 지키는 지침돌이며,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케 하는 방향키였을 것이다. 우리도 나에게‘낡아빠진 조끼 한 벌과 너덜너덜한 장화 한 켤레’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자.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12:9).사람은 무엇인가 조금만 되었다 싶으면 기고만장하고 교만에 빠져 단명한다. 그러나 현자는 늘 자신의 위치를 알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고 있다. 왕의 총애를 받던 신하가 자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조끼 한 벌과 장화 한 컬레 이다. 이것은 초심이며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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