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부활

  • 입력 2020.05.28 14:4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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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장례 문화는 형식상 크게 땅에 묻는 매장(埋葬), 불에 태우는 화장(火葬)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나라에 따라 시신을 나무에 올려놓는 풍장(風葬), 물속에 안장하는 수장(水葬), 시신을 새의 먹이로 놓아두는 천장(天葬), 절벽 끝에 놓아두는 애장(崖葬) 등 다양한 풍습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장례 방법이 어떠하든 목적은 인간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과 더불어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짐승도 인간도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이에 대해 성경은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한곳으로 가거니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전 3:20~21)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으로 몸을 빚은 후 코에 생기, 하나님의 숨을 불어넣어 생명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 의존적인 존재이고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그리워하게 되어있습니다. 인간은 죽음을 통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육은 자연으로, 영혼은 하나님에게로 갑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죽음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피조물인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반드시 죽도록 되어있습니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부활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없으면 봄이 없듯이 죽음이 없으면 부활도 없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죽음 너머 하나님의 나라로 가는 데 있습니다. 성경은 죽음을 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잠은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을 완곡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표현한 말이며, 죽음이 부활로 이어진 다음에 우리가 떠올리기에 가장 적합한 말입니다. 죽음으로써 우리는 소멸되는 것이 아닙니다. 잠든 사람처럼 우리는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잠을 자는 것과 죽음 사이에는 흡사한 점이 많습니다. 잠자고 있는 사람은 죽은 듯이 보일 수도 있고, 죽 은 사람은 잠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 시인 호머(Homer)는 잠을 가리켜 ‘죽음의 형제’라고 불렀습니다. 잠자는 사람을 보고 울며 슬퍼할 일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침이 되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는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정 때문에, 그리움 때문에 슬픔 이 없을 수는 없으나 소망으로 슬픔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루일 피곤하게 일한 사람은 빨리 잠자리에 들고 싶어 합니다. 그 시간을 고대합니다. 밖에서 일하다가 밤에 집에 돌아오면 잠시 쉬다가 잠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갑니다. 불을 끄고 잠을 잡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새날을 맞이합니다. 이러한 하루의 삶을 인생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흥미롭습니다. 인생의 저녁이 되면 수고하던 직장에서 은퇴하여 잠시 쉬다가 인생의 밤을 맞게 되는데 잠옷을 입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관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불을 끄고 잠을 자는 것은 무덤 속에 머무는 것이고, 아침에 일어나 새날을 맞는 것은 부활하여 하늘나라에서 새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날마다 죽음과 부활을 연습하며 살고 있습니다. 잠은 죽음의 가상이기는 하나 죽음 자체는 아닙니다. 우리는 날마다 간접적으로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그때 진짜 죽음과 부활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육체의 남은 때를 아름답게 살아야 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죽음 너머의 부활과 주님과 영원히 함께 하는 영생 복락의 삶을 소망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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