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교회는

  • 입력 2020.05.28 14:53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제법 오래 간다 싶다. 더러는 이제 마스크가 거추장스럽다 하여 내 벗어 던진 채로 과감히(?) 맞서는 모양을 하고 지낸다. 아무 일 없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매우 평범하였던 그때의 일상이 이렇게 소중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참 소중한 것들을 되찾은 느낌이다. 그래서 코로나 사태 이후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사태로 모이는 예배가 중단되고 난 이후 우리는 무엇을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했었는지를 조용히 계산대에 올려 놓아야 할 것 같다. 우리는 과연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그렇게 기를 쓰고 모이기를 힘썼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나는 오늘날 예수 믿어 교회 열심히 다닌 덕분에 이렇듯 풍족하게 산다.’는 자랑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정말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면서도 웬 재물들을 모으는 일에는 그렇게 열심을 내면서 살아왔는지를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코로나 사태는 어찌 보면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내기 위한 단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무겁게 우리를 짓누른다. 모이는 예배가 없어도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로 당당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앞에 바른 성도의 모습을 보이는 이가 있겠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자기를 묶었던 틀을 내던지고 마음껏 살고 싶은 자유함(?)을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교회도 거품이 꺼지는 시간을 대비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왠지 강하게 누른다. 교회, 코로나가 오기 전 과거에 내가 많이 다녔던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