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스스로 대답하라

  • 입력 2020.05.28 15:0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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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충격적인 기자회견을 보고 이 나라의 시민단체들이 깡패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리 일개 시민단체가 저지른 일이라고 치부를 해도 그렇다. 다른 것은 그만두고라도 그렇게도 ‘일제청산’을 목청 높여 외치던 사람들이 그 ‘일제청산’을 팔아 거둔 국민성금을 일제에 의한 희생양이었던 위안부 할머니들보다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데 썼다 하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나라의 정치권에 있다. 시민단체가 한 일이니 나는 모른다는 식으로 먼 산만 바라보고 있을 일이 아님에도 앞다투어 편을 거들고 나온다는 사실이다. 마치 좀 조용히 입 다물고 있으면 이제 몇 사람 남지 않은 할머니들 다 돌아가시고 나면 조용해질 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꼭꼭 감추어 주는 것 같은 인상마저 풍긴다. 이럴 때 우리가 기대하는 쪽이 있다면 일말의 양심이다. 아무리 앞뒤 좌우를 살펴보아도 사리가 분명한 일을 할머니의 연세가 높음으로 해서 기억이 분명치 않을 것이란 생각은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간 것이다. 우리가 정치권은 이미 기대하기를 포기한 지 오래라 할지라도, 그러나 그러한 사람을 심지어는 국회의원까지 만들어주었다는 것은 이 나라에 기대할 만한 양심은 전혀 없는 것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 시민단체 스스로가 대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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