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실력자가 전하는 복음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 입력 2020.06.05 11: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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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헌신한 그에게 4년의 시간 더 주어져

“한국성서대라는 이름은 신앙훈련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

“처음 기초와 반석 위에 세운 정체성 지켜가는 것이 내 꿈”

한국성서대학교의 전신인 한국성서학원을 설립한 초대원장 강태국 박사의 자제로서 1997년 제5대 이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20년간 총장으로 헌신해온 강우정 박사가 최근 7대 총장으로 다시 선임됐다. 부르심에 순종하여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부으며 한국성서대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는 강우정 총장을 만나 그가 추구하는 가치와 생각을 들었다.

이번에 7대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지난 20년간 한국성서대를 위해 헌신해 오셨는데, 그간 성서대와 함께한 시간들이 매우 특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 인생의 후반부를 성서대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상당한 축복이다. 사회적으로 은퇴해야 할 시기에 대학에 들어와서 복스럽고 은혜롭고 보람된 시간들을 보냈다. 그 전까지는 작은 신문사를 경영했었는데, 그때 쌓았던 경력들과 경험들이 마침 소규모 대학에서 잘 발휘될 수 있었다. 하루 하루 사는 것 자체가 주님의 일을 한다는 생각에 보람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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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서대는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곳곳에 한국성서대 출신들이 포진되어 있음을 보면서 뿌리가 깊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서대의 정체성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한반도 복음화를 위해 전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다. 우리 성서대 공동체는 천국운동 50년을 추진해나가는 복음운동의 동역자들이다. 단순히 성서대학교라는 차원에서 바라보기보다는 한반도를 복음화하는 공동체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성서대가 학문적으로나 학교 규모로 어떻게 발전했느냐라고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학교를 대형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추구하지도 않았다. 다만 복음전도자와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애썼다. 곳곳에서 한 알의 밀알로서 썩어지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했다. 세월이 오래 되니 사회 곳곳에 우리 졸업생들이 있는 것이고, 모르고 지내다가 성서대 출신이었느냐는 놀라움도 있는 것이다. 병원에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IT산업 중심에 그야말로 한 알의 밀알과 같은 인재들이 죽어서 싹을 내고 열매를 맺고 있다고 믿는다. 68년 된 학교라고 화려한 모양은 없지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복음의 전도자들을 양성하려고 애쓰고 있다.

‘당년에 거두려거든 곡초를 심고, 십년에 거두려거든 나무를 심으라. 백년에 거두려거든 사람을 심고, 영원히 거두려거든 복음을 심으라’는 격언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람을 심는다는 것은 복음전도자를 심는 것이다. 우리 성서대에는 성서학과, 사회복지학과, 영유아보육학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간호학과 등 5개 학과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학교가 아니고, 간호사를 양성하는 학교도 아니다. 심지어 교역자를 양성하는 학교도 아니다. 우리는 복음전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다. 사회복지나 IT기술이나 간호 기술은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하나님이 부여해주시는 무기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네들이 배우는 학문은 주를 위한 것이기에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최고가 아니면 자네들이 전하는 복음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사람을 심고 복음을 심는다. 이것이 우리의 순서이다. 우리의 커리큘럼은 신앙훈련과 말씀훈련이 중심에 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하고 있다. 우리의 핵심은 복음전파이고, 이를 위해 신앙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규모여야 한다. 우리는 대학을 키우거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처음부터 없었다. 다만 사람을 길러서 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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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대는 일립교육부와 전공교육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립은 무엇을 뜻하나요?

-일립이라는 말은 ‘하나의 밀알’이라는 뜻으로, 설립자의 아호다. 일립교육이라 함은 신앙교육과 기도교육을 포함한다. 육군사관학교가 본래 군인을 양성하는 곳이지만 전자공학, 정치, 경제 등 많은 것들을 가르친다. 그렇다고 해서 사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세계전쟁사를 모르거나 총검술과 전술전략을 모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국성서대는 복음전도자를 양성하는 곳이지만 간호와 사회복지, 보육, IT를 가르친다. 사관학교를 나와 군인이 되는 것처럼 성서대를 나와 복음전도자가 된다. 그래서 우리 성서대는 종합대학이자 일반대학이어야 한다. 설립자는 농촌 기술자들을 많이 양성하려고 노력했다. 당시의 최고의 재능은 농사 잘 짓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일립교육부에서는 신앙을 교육하고, 전공교육부에서는 재능을 길러낸다.

한국성서대라는 이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득과 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국성서대의 이름을 지켜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한국성서대학교라는 이름이 너무 좋다. 정체성이 분명하다. 성서대라고 하니 사람들이 신학교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교육하기 너무 편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을 복음전도자로 길러내기 위해서는 신앙훈련을 반드시 해야 하고, 매일 예배를 드리고, 수요일마다 노방전도를 나가는 학교다. 우리가 한국성서대라는 이름을 가지지 않는다면 학생들과 교수들을 예배와 전도의 자리로 모아낼 수 없다. 한국성서대학교라는 이름은 이 학교를 하나님의 뜻대로, 설립정신대로 이끌어가는데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물론 학생을 모집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강북대학’이라고 명명한들 무슨 영광을 볼 것이며 갑자기 명문대학이 될 것인가. 우리 이름에서 ‘성서’를 뺄 수가 없다. 이것은 우리 교육의 힘이고,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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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서대 총장으로서 앞으로 임기동안 꿈꾸고 계신 것이 있다면?

-지난 68년 동안 우리가 세웠던 처음의 기초와 반석 위에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내 꿈이다. 그 방향을 그대로 변개하지 않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방향을 지켜가고 싶다. 우리가 지켜온 신앙훈련의 방법의 원형을 잃지 않고 지켜가고자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사람들이 더 흠모하는 대학이 되는 것이다. 내 임기 마치기 전에는 성서대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대학으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도 정부의 재정지원은 더 어려운 다른 학교에 양보하겠다고 해보고 싶다. 그것이 나의 소원이자 나의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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