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노회 조사위에 성결교단 목사 참여…강재식 위원장 “겁박하는 느낌 든다”

  • 입력 2020.07.22 08:2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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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 사건과 관련해 예장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평양노회 조사위원회(위원장 강재식 목사)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28일 피해자들과 만나 5시간 30분 동안 피해 내용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자리에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한기채 목사) 소속 A 교회 부목사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빛과진리교회 피해자모임 대표’ 이름으로 참석해 예장합동 소속 일부 목회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매체 일요신문은 ‘[단독] 평양노회 빛과진리교회 조사위 경찰수사 상관없이 7월중 결론’ 제하의 7월15일자 기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일요신문은 예장합동 김종준 총회장이 “타 교단 소속 목사가 조사위원회에 신분을 밝히지 않고 참석한 것을 두고 이해와 납득하기가 어렵다. 순수하게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어떠한 의도 있지 않은지”라고 발언했다고 했다.

또한 위원장 강재식 목사도 “이후 이○○ 목사가 참석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조사위원장으로서는 불쾌하고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목사가 그 자리에서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조사위원회는 피해자들로만 만들어진 자리로 알고 있었고, 그 후에 혹은 그 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고 불쾌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강 목사는 “조사위는 신학과 인권 문제에 관하여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교단 신학과 맞는지 조사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들이 많아보여 심사숙고중에 있다”면서 “조사위는 경찰의 수사나 기소와 상관없이 7월중으로 결론을 내려고 한다. 결정권은 노회가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이단이란 교단과 노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권한이지 다른 사람이 이단이라고 해서 이단이 되는 것도 아니다. 타 교단 목사가 피해자 몇몇 소수의 주장만을 가지고 이단화시키고 정치화시키고 이슈화시키려는 느낌으로 비춰진다”며 “마치 조사위를 겁박하는 느낌이 든다. 조사위 결론에 따라 정치화시키려는 의도로 비춰진다”고 했다는 발언도 함께 전했다.

예장합동 노회장 출신 C 목사의 발언도 함께 적은 일요신문은 “빛과진리교회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조사위원회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타 교단 목사가 관여한 부분이 있다면 상응한 조치가 교단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조사위원회를 여론과 정치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도가 심히 우려된다”는 발언도 담아냈다.

한편 이에 대해 일요신문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이○○ 목사가 “저희 교회 청년들이 거기(빛과진리교회)를 갔다가 왔다. 청년들을 목양하는 목사로서 그래서 빛과진리교회를 알게 됐다. 어찌됐건 저도 피해자 자격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 제가 중간에 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교리적으로 분명히 이단성이 있다. 장로교 교리에도 너무 어긋나고 장로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 개신교 전체에서 있을 수 없는 교리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교회 내에서는 특정 교회나 목회자의 문제가 불거질 경우 해당 교단의 조사와 판단 및 징계를 기다리고 이를 존중하는 암묵적인 룰을 지켜왔다. 매우 이례적으로 이 룰이 깨어질 때 강력한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예장합동 평양노회 조사위가 불쾌함을 표하는 것도 이러한 룰에 바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사회적인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사건인 만큼 그 어떤 압박이나 여론에 떠밀리기보다 정확하고 명확한 신학적 교회법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들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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