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종교인소득과세 헌법소원 전원일치로 ‘각하’

  • 입력 2020.07.23 22:2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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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소득 과세 규정으로 인해 종교인들만 세 부담이 낮아지는 특혜를 주고 있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각하란 헌법소원 청구 내용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판단조차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헌법재판소는 7월23일 일부 종교인과 일반 시민 600여명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헌법소원은 종교인 과세와 관련된 소득세법 및 소득세법 시행령 조항들이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들이 이와 같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종교인 과세가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중 선택해 신고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경우 높은 경비율을 적용받게 되어 세 부담이 낮아지는 등 특혜를 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울러 세무조사시 세무공무원의 질문, 조사권의 범위를 제한한다는 조항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소형 종교단체에 소속돼 매년 과세되지 않을 정도의 소득만을 갖고 있는 경우 해당 조항들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없어 대형 종교단체에 비해 불리할 수는 있지만, 이는 납세의무자별 소득 격차에서 비롯되는 결과일 뿐 시행령 조항들이 내포하는 차별이 아니”라며 “종교인들의 심판 청구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했다.

또한 “종교인들에 대한 혜택이 제거되더라도 이것이 일반 국민인 청구인들의 납세의무나 세무조사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질문, 조사를 받을 의무의 내용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가 향상될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일반 국민인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심판을 청구한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당한 경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헌재는 종교인 과세 조항이 일반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번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들은 종교인들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각각의 입장에서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했으나 각하됐다.

이날 헌재의 판단에 대해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납세자연맹 등 600여 명이 현행 종교인소득과세가 종교 특히 특정종교와 종교인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헌법 소원한 것이 오늘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 결정이 났다”고 환영하며 “결국 종교인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합헌이라는 것이다.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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