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없는 사람 (1)

  • 입력 2020.07.30 10:5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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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전쟁 중 탈영하다 잡힌 병사가 나폴레옹 앞에 끌려 왔습니다. 그는 이미 전에도 한 번 같은 죄로 잡혀서 사형 언도를받은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전투 인력의 부족으로 사면된 후 다시 전쟁터에 투입된 병사였습니다. 두 번이나 같은 죄를 지은 병사에게 법무관들은 사형을 언도했습니다. 사형 언도를 받은 병사의 어머니가 어떻게 하면 자식을 살릴 수 있는지를 알아보다가 아들을 사면할 수 있는 사람은 군대 총사령관인 나폴레옹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사의 어머니는 탄원서를 보냈습니다.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긴 했지만, 판결을 번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수없이 탄원서를 보내던 병사의 어머니가 직접 나폴레옹을 찾아왔습니다. 나폴레옹을 찾아온 어머니는 아들을 살려달라고 빌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아들이 저지른 죄는 군인으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병사의 어머니는 물러나지 않고 계속 아들을 위해 나폴레옹에게 매달렸습니다. 자신의 말로 설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안 나폴레옹이 냉정하게 어머니를 향해 말했습니다. “당신 아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같은 죄를 두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용서받을 자격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돌아가세요!” 나폴레옹의 단호한 말을 들은 어머니 역시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폐하! 지금 저는 자비를 구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요구를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들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있었다면 제가 찾아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무런 자격이 없기 때문에 폐하를 찾아온 것입니다. 용서받을 자격도 없는 아들에게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나폴레옹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 번이나 탈영한 병사를 사면시켜 주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자격을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성도는 거룩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사실 성도는 거룩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격이 없지만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받은 것뿐입니다. 목사의 자격이 있어서 목사 된 사람 없고 장로의 자격이 있어서 장로 된 사람도 없습니다. 집사, 구역장, 성가대, 각 부서 회장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모든 직분 받은 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을 황송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직분에 익숙해지면 어떻게 자격을 얻었는지를 곧잘 잊어버립니다.

그러고는 원래부터 자격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처럼 인식하거나 자기능력으로 자격을 딴 사람처럼 생각합니다. 성도가 교만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자격 없는 자에게 은혜로 직분을 맡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은혜를 잊어버립니다. 자신의 무자격함을 잊어버리는 것이 교만의 시작입니다. 남을 향해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허리를 굽히지 못하는 것은 신분 취득에 대한 착각 때문입니다. 사람을 만나도 손을 내밀어 인사하지 않고, 눈을 치켜뜨고, 빤히노려보는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성도는 지금의 자리에 있을 자격을 갖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장관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될 자격은 있을지 몰라도 성도가 될 자격은 없고, 교회의 직분자가될 자격은 없는 사람입니다. 누가 하나님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겠습니까? 가끔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자신은 죄가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인간의 도리도 지키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법원에서 오래 일을 한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거칠게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는 사람일수록 죄가 큰 사람이라고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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