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총회가 차별금지법 지지한다고? 누구 맘대로!

  • 입력 2020.08.10 11:41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총회장 육순종 목사, 이하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가 7월1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지지의 글’을 총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에 대해 개교회 성도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정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1945년에 설립된 목포남부교회(한승강 목사) 성도 200여명은 지난 10일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고 “본 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언론에 게재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지지가 총회의 뜻’이라고 하는 의미로 게시된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해 달라”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글을 삭제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성도들은 성명서를 통해 “저희는 사회의 억압받고 차별받는 소수자들을 위해 사역하시는 많은 목회자와 사역자들의 수고를 폄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일부 내용이 과연 우리 기장교단이 지지 의사를 밝혀도 좋은지 다시 돌이켜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저희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23가지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정체성, 성적지향, 종교 등이 들어있으며, 4가지 영역 중에 고용과 교육이 우리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지목했다.

이어 “성경에 근거하여 옳고 그름을 말하고 교육하는 것이 우리 기독교인들의 몫이며, 시대를 깨워 외치는 선지자와 같은 목회자분들의 사명일 것이다. 하나님이 말씀한 것에 대해 불순종하는 것은 죄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모두가 죄인이며 이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 죄를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육체의 소욕을 버리고 참 진리이신 예수그리스도를 따라가며 믿음으로 이 죄를 이겨내려고 바울처럼 매 순간마다 영적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성적지향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라고 한다면, 죄에서 이겨내려는 영적 몸부림도, 예수님도 필요 없다는 말과 같다”고 일갈했다.

또한 “이 법이 통과되면 공공학교는 물론이요, 교단과 교회에서 운영하는 모든 교육기관들은 ‘피교육자에게 괴롭힘을 준다’는 이유로 전도와 기독교 교육에도 여러 제약이 따를 것”이라며 “이미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적용되고 있는데 또 이런 ‘포괄적’이란 용어를 넣어 새 법을 만들고 개인의 자유와 종교를, 특히 기독교를 억압하는 법을 기독교인이라면 반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도들은 “존경하는 육순종 총회장님, 그리고 총회원 여러분! 우리는 ‘억압받고 차별받는 자들을 교회에서도 차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뿐 아니라 세상이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며 바른길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면서도 “그러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말씀 따라 정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게 될 것이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나아가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달라짐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교회도 그렇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아야 할 교회의 기본가치가 있다. 말씀을 따라가며 그 말씀대로 살려는 영적인 몸부림을 하는 성도들은 오늘의 교단의 지지성명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성경말씀에는 죄라고 나와 있는데 왜 교단은 지지를 하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성도들의 신앙을 위해 지교회가 있고, 지교회를 위해 노회와 교단총회가 있다. 나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해 달라. 부디 올바른 결정을 내리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기장 총회는 국내 교단 중 가장 진보적인 교단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간 동성애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애매한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찬성한다고 대놓고 나섬에 따라 우려를 더하고 있는 상황에 기장총회 소속 개교회 성도들이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