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지망생은 줄지 않는다

  • 입력 2020.08.14 10:3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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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우리가 고려(高麗)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교의 나라’라고 할 만큼 불교가 융성했던 나라였다. 심지어 불교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에는 고려 사회 남자의 절반은 승려였다는 설도 있다. 그만큼 승려에게는 국가로부터 주어지는 혜택도 많았고, 사회적으로도 보장된 신분과 지위를 인정받았다. 좋은 예가 고려 11대 왕인문종(1019~1083)은 넷째 아들을 출가시켜 승려로 만들었다는 데서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한마디로 ‘우리 집안에도 승려 한 사람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겠어?’ 하는 분위기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융성하던 고려 불교가 꼭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만을 미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호족(豪族)이지배하는 사회일수록 특정 계층의 사람들에게 조세와 병역, 재산증식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과제도가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고려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젊은이들의 선망하는 직업이 승려였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려가 망한것은 고려 사회에 승려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그 시절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물론 그럴 리도 없고,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오늘날과 같은‘청년실업’과 장래 불안요소가 혼재한 속에도 여전히 목회자 지망생은 줄지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새겨보아야 할 점이 아닌가 한다. 물론 고려시대 승려들처럼 국가로부터 받는아무런 혜택도 없는, 어찌 보면 좀 막연한 동경이기는 하나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기독교라면 적어도 목회자가 되겠다는 젊은이는 찾아보기 어려워야 그게 정상일 것 같은데 실상은 그게 아니란다. 교회도, 교인의 수도 확연히 줄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앞 다투어 교역자만양성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경쟁적으로 교역자의 수를 늘리는 행태는 좀 지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바람직하기로는 땀 흘려 일하는 현장에 많은 젊은이들이 줄을 서는 것이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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