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의 동네」로 거듭나자

  • 입력 2020.08.24 11:5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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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누가 한 말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ㅠ인용해서 썼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성서를 읽는다는 명분으로 촛불을훔치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마치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예견이나 하고 한 말인 것도 같다. 아무리 목적이 옳아도 방법이 옳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 없으련만 사태는 벌어지고 말았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저질러진 일이 마치 한국교회가 코로나19 감염의 원인제공자처럼 세상사람 모두가 나서서 대놓고 손가락질이다. 이런 손가락질을 두고 그냥 쉬운 말로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항변을할 수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젊은이들 말마따나 매우 ‘쪽 팔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어느 누구 한 두 사람의 잘못이 아닌, 그냥 교회가 부끄러울 뿐이다. 그걸 교회가 자초하고 말았다. 어디를 돌아보나 누구를 만나보나 다 내가 아닌 형제의 잘못이라고 화살을 돌릴 게 뻔하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의허물을 형제에게 돌리나, 결과는 우리모두의 허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한국교회의 암묵적 가담 속에 치러진 광복절 집회는 상처투성이의 결과를 가져왔다. ‘전 교회를 문 닫게 해야 한다.’는 상식을 넘어선 독설에도 섣불리 대항하기가 겁이 날 정도이다. 연일 장안의 언론들과 정치권에서 ‘너 잘 만났다.’는 식의 독한 말들을 쏟아내는 모습 앞에서 어쩌면 교회가그저 미안해하며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되고 만 것 아닌가 한다. 실제로 한교총(한국교회총연합)에서는 그렇게 성명까지 냈다. 교회가 세상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적어도 우리가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하자. 교회가 목표가 분명하고 목적이 살아있다면 방법만큼은 그리 경솔히 하지 말자는 것이다. 믿음이 좋을수록 이성을 잃지 말고 행동하고, 광신(狂信)이나 맹신(盲信)이 아니라면 ‘거룩’이라는 위선을 벗고 ‘배려’의 옷을 입은,진정 세상을 이끌고 가는 「산 위의 동네」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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