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개신교 신뢰도 하락세…내부의 위기의식 가장 높아

  • 입력 2020.09.03 08:2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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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타격받은 종교에 개신교 82.1% 압도적

교회의 방역 대응에 전반적 불신 팽배

포괄적 차별금지법, 국민 10명 중 7명은 전혀 몰라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 TF(대표 소강석 목사)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코로나19의 종교 영향도 및 일반국민의 기독교(개신교)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조사는 8월13~2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하여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한국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예배 등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하고,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일반 국민들이 개신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하여 향후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자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국민의 3명 중 2명(67.3%)은 코로나19가 종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개신교인층(79.9%)에서 위기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개신교인들의 위기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듯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종교는 기독교(개신교)라는 응답이 82.1%로 압도적으로 나왔다. 가톨릭은 1.0%, 불교/원불교는 1.1% 등 타 종교는 매우 미미한 수준의 응답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종교별 신뢰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가톨릭과 불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개신교는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63.3%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타종교인과 무종교인에서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70%를 넘게 나온 것보다 개신교인들 24.5%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것이 더 큰 충격을 전하고 있다.

반대로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불교(원불교)가 27.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가톨릭이 22.9%, 개신교가 16.3%로 뒤를 이었다. ‘없다/무응답’을 선택한 비율은 33.2%였다.

특이한 점은 대도시 지역에서는 불교가, 중소도시에서는 불교와 가톨릭이, 읍면 지역에서는 가톨릭이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으나, 개신교는 어느 지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개신교는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층에서 신뢰도가 높았고, 불교와 가톨릭은 진보 성향층에서 높은 특성을 보였다.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개신교인들로부터만 71.2%를 얻었을 뿐 타종교인과 무종교인들은 5% 미만으로 나타나 거의 신뢰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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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종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7.8%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 20.9%보다 3배 넘게 나와 국민 3명 중 2명은 온라인 종교활동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반 국민들은 개신교가 전반적으로 잘못 대응하고 있다(74%)고 응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8.7%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교회 모임/행사/식사 자제’는 잘하고 있다가 17.5%인데 반해 잘못하고 있다가 78.1%로 나왔다. ‘예배시 교회 방역과 감염예방 수칙 준수’는 22.9%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69.5%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대부분의 교회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덮여 이러한 사실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들은 개신교가 코로나19 이후 사회를 위해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60.6%)을 전개해 줄 것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사회적 약자/구제/봉사’가 49.6%, ‘인권, 약자 보호 등 사회운동’이 22.5%, ‘정부와 소통’이 21.7%, ‘사회 통합’이 17.2%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들이 개신교를 향해 우리 사회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에 앞장서 달라는 요구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개신교에 윤리와 도덕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어 성찰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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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일반 국민들 다수가 아직도 개신교와 신천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교회에 숙제가 던져졌다. 국민 68.9%는 개신교와 신천지가 ‘다르다’고 답했으나, 21.6%는 ‘같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타 사항으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 조사도 함께 이뤄졌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다’는 국민은 3.8%,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사람은 2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름만 들은 정도’가 42.6%, ‘전혀 모른다’가 26%로 나타나 국민 10명 중 7명 정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왔다.

지앤컴리서치는 “이것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들이 2020년 6월23일 발표한 국민들의 88.5%가 찬성하고 있다는 주장의 허구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민의 88.5%가 찬성하고 있다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작위적 결과 도출일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따라서 70%에 가까운 국민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 법 제정을 추진하는 일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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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설문조사 TF팀은 이번 조사 결과와 함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들과 정부,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했다.

먼저 국민들에게는 “교회가 미안합니다. 목사로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여러분이 아파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이제 여러분의 신음하는 작은 소리조차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방역 관계자와 의료진, 정부에는 “여러분의 수고와 노고를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 속에 눈물과 국민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긴 것을 잘 보지 못했다”며 “이제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힘들어 하는 손 위에 우리의 ‘기도의 손’을 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성도들에게는 “지금 우리 교회가 많이 아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도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설사 우리의 아픔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힘들지라도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처럼 ‘우리의 아픔을 안으로 삼키고’ 세상의 아픔을 지고 가자”고 청하며 “우리 공동체가 힘들어 하고 있는 십자가를 함께 지고 그들을 보듬고 진솔하게 마음을 나누며 ‘힘든 가운데 살아내느라 너무 고생이 많다’고 격려해주자”고 당부했다.

각별히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지금은 긍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먼저는 ‘기도의 리더십’이다. 궁극적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으며 우리의 눈물을 ‘기도의 눈물병’에 가득 채워가자”며 “지금 모든 사람들은 작은 소리까지 귀담아 들어주는 ‘따뜻한 리더십’에 목말라하고 있다. 가슴에 멍이 들지라도 찬반의 날선 소리마저 그리스도의 ‘부드러운 마음’으로 품고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며, 모든 것을 기도로 승화시키며, 우리의 아픈 영혼들을 품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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