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절반은 50명 이하의 초소형교회”

  • 입력 2020.10.21 10:23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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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 통합 교세현황 통해 한국교회 진단

교회 증가율 둔화·교인 수 급감·서리집사 감소 ‘총체적 난국’

시대 변화 수용하고 그에 맞는 혁신 전략 고민할 때

1990년대까지 성장기를 구가한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았다. 더 이상 교인 수는 늘어나지 않고 주일학교 학생도 줄어들고 있으며 교회 개척은 정말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통합총회의 최근 10개년(2010~2019) 전체 교회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8162개였던 교회가 2019년에는 9288개로 1126개가 늘었다. 그러나 전후반 각각 5년 단위로 비교했을 때 전반 5개년은 7.0%의 증가율을 보이지만 후반 5개년은 증가율이 5.0%로 낮아졌다. 증가율은 해마다 1.5~1.0%씩 둔화되고 있는데, 이 추세는 지속되어 향후 1~2년 내로 연간 증가율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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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것은 교인 수의 급격한 감소다. 통합총회 전체 교인 수는 2010년 285만 명에서 2019년 25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10년 동안 약 35만 명, 즉 12.1%가 줄어든 것. 이 역시 전반 5개년에는 감소율이 1.5%로 낮았으나 후반 5개년 10.1%로 매우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교인 수의 감소는 교회 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확한 사태 파악이 선제되어야 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통합총회의 교세현황자료에서 보이는 현상과 패턴이 한국교회 여타 교단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주목해야 할 유의미한 조사결과는 전체 교회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 수는 증가했지만 교인 수는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분명하게 드러내주는 것은 1개 교회당 평균 교인 수다. 이는 교인 수가 가장 많은 교회부터 가장 적은 교회까지 순서대로 나열해서 가장 중간에 있는 교회의 교인 수를 뜻하는 ‘중앙값’을 보면 알 수 있다.

2010년의 중앙 값은 72명이었으나 10년 사이 21명이 감소해 2019년의 중앙값은 51명이 됐다. 즉 통합총회 산하 교회 가운데 전체 교인 수가 51명 이상인 교회가 절반, 나머지 절반은 50명 이하의 교회라는 것이다.

특히 중간 허리를 차지하는 중소형 교회의 비중이 약해져 2019년 통합교단에서 전체 교인 수가 30명 이하 교회의 비중이 33.8%로 가장 높고, 31~50명 교회가 16.5%, 50명 이하 교회가 50.3%를 차지한다. 51~100명이 16.5%, 101명~300명 교회가 19.0%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의 동향을 보면 교인 수 30명 이하의 초소형교회가 23.8%였는데, 2019년에는 33.8%로 10.0%가 증가했다. 초소형교회의 증가세에 비해 중소형교회 비중이 중대형교회보다 대폭 줄어들어 교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교회의 일꾼, 제직들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실질적으로 교회 사역을 돌보는 서리집사들이 줄어들고 있다. 2019년 제직 수는 86만9830명이었고, 서리집사는 58만1000명으로 전체 제직 중 서리집사 비율이 66.8%였다. 그런데 최근 10년 동향을 살펴보면 2010년 제직 대비 서리집사 비율이 73.3%였으나 2019년에는 8.2%나 감소했다.

서리집사의 비율 감소는 곧 항존직의 비율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서리집사는 교회의 일꾼이면서 항존직 후보이므로 서리집사가 감소하는 것은 다음세대 교회 사역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교회생활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또 주변 목회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는 것과 이렇게 수치로 확인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어느 한 교단의 수치이지만 한국교회가 분명 이런 패턴을 보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예기치 못한 비대면 예배로의 전환으로 인해 벌써 데이터 상에 개신교인들의 신앙 수준이 떨어지고, 과거 교회 출석자가 집에서 온라인예배도 드리지 않는 수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성장해 온 방식의 재설정, 즉 현재의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급속한 시대 변화를 수용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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