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이중직을 다시 말한다

  • 입력 2020.11.06 15:5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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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요구하는 바른 목회를 하겠다고 신대원을 나와 교회를 개척했으나, 부부가 함께 기도와 전도에만 전념하다 결국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대리운전을하게 된 목사를 보는 믿는 이들의 시선은 대체로 두 가지인 것 같다. ‘오죽이나 목회가 힘들었으면 대리운전을 다 할까!’ 하는 동정론과 ‘그래도 목사이면 목회나 잘 할 것이지.’ 하는 상반된 반응인 것이다. 현실을 생각해보면 목회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오래전부터 회자 되어온 얘기지만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마저 점점 낮아지는 현 상황에서는 굳이 ‘밥벌이’(?)에 뛰어드는 목사를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여전히 목사의 이중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한편으로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말들을 해오고 있다시피 우리나라 교회70% 이상이 미자립 교회라고 본다면 이들 목회자의 생계비 또한 누군가에게는 짐이 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통계 숫자를 내밀어봐야 누구 하나 도움을 줄 형편이 아니라면 차라리 목사 개개인의 형편에 맡기고 이를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오늘날 대형교회를 일군 선대 목사들이 목회를 시작할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지금의 교회를 보는 세상의 눈길은 천양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극소수 대형교회의 부목사자리라도 차지한 이들을 제외하면 세상갈곳 없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적 측면을 고려할 때, 노동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내 힘으로 목회하고 싶다.’는 거룩한 선택을 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그 옛날 천막을 지어 생계를 유지하며 교회에 짐이 되지 않으려 애썼던 사도 바울과 같은 영예를 안겨 주어야 함이 마땅할는지도 모른다. 해마다 총회 시즌이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 어찌 되었건 사명이 분명하고, 목적 또한 확실하다면 목사의 이중직을 그리 비난하는것은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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