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은 독이다

  • 입력 2020.11.27 09:4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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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한번은 교회재판에 관여하는 때가 있었다. 그동안 양심적이고 될 수 있으면 초연하게 살아가도록 노력을 해 왔다. 그래서 공정하게 판단하고 심사를 하여야 하기에 소신을 가지고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을 했다. 어느 날 고소에 연루된 사람으로부터 인편에 수고했으니 하면서 봉투를 전달하려고해서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였다. 그러면서 ‘양심적으로 판단하고 객관적으로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고 전달해 달라고 하였던 기억이 있다. 이런 일들은 우리들의 삶을 살아가는데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누구로부터 구속이 되거나 받은 것이 있으면 소신과 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공손의가 노나라의 재상으로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는 물고기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투어 물고기를사서 바쳤다. 그러나 공손의는 이를 받지 않았다. 동생이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형님은 물고기를 좋아하시면서 왜 이를 받지 않으십니까?’ 공손의가 대답했다. ‘나는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만약 내가 물고기를 받는다면 그것을 준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아야 할 것이다. 은혜를 갚으려면 법을 어겨야 한다. 법을 어기면 재상의 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내가 아무리 물고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아무도 그것을 갖다주지 않을 것이다.

또 한가로운 몸이 되면 돈이 없어 물고기를 사 먹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물고기를 받지 않는다면 재상에서 물러날 일도 없고, 따라서 언제든지 물고기를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 때 사도 벼슬을 지낸 양진은 고아 출신으로 가난하였으나 모든 학자들의 존경을 받을 만큼 학문에 출중했다. 그러나 배움을 시작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벼슬을 마다하고 숨어 지냈다. 황후의 오빠인 대장군 등줄이 그 소식을듣고 양진을 초빙하여 관직을 맡기고자 했다. 이미 양진의 나이 50이 넘었을 때였다. 마침내 양진이 동래 태수로 임명되어 부임하러 가던 중 어느 고을을 지나게 되었다. 그 고을은 한때 양진이 추천했던 왕밀이 다스리고 있었다. 왕밀은 양진이 고을 앞을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는 급히 한밤중에 황금 열 근을 품에 안은 채 양진이 머무는 숙소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황금 열 근을 내놓으며 말했다. ‘이것은 저의 조그마한 성의이니 받아주십시오.’ 그러자 양진이 말했다. ‘일찌기 나는 자네의 능력을 알아주었는데, 자네는 아직도 나를모르는구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너무 염려 마십시오. 지금은 한밤중이니 이 사실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자 양진은 정색을 하며 그를 꾸짖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없다고 하는가?’ 왕밀이 부끄러워하며 금을 들고 물러갔다.

종종 신문과 매스컴에 뇌물, 정치자금 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러운 것을 접한다. 신문에는 어느 정권의 실세요 오른팔이었던 사람이 뇌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무거운 중형인 실형을 받았다는 보도가 종종 나온다. 한때는 잘나가던 사람이요 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부끄럽고 수치스런 모습으로 변했다. 이것이 뇌물이다. 그러므로 뇌물은 독인 것이다. 받을 때는 모르지만 받고 나면 먹고 나면 그것은 올무가 되고 독이 되어 서서히 목을 조르는 것이 된다. 마침내는 뇌물 때문에 죽고만다. 성경에도 뇌물은 멀리하라고 했다. “너는 뇌물을 받지말라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출23:8). 뇌물은 속성상 대가성이다. 항상 뇌물은 받으면 받은 만큼 편의, 이권 등의 대가가 따른다. 거래가 오고 간다. 그리고 뇌물은 흔히 주고받는 사람 둘 만의 거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늘 아래 비밀은 없는 것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듯, 인간이 살아가는데 영원한 비밀은 힘들다.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밝혀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뇌물은 받으면 눈을 흐리게하고 이성을 흐리게 하고 판단을 흐리게 한다. 결국 눈이 흐려서 자신이 죽는 것도 모르고 받을 때에만 좋아한다. 독인줄도 모르고 말이다. 우리나라가 좀 더 좋은 사회 밝고 투명한 사회가 되려면 무엇보다 근절되어야 할 것이 뇌물이다.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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