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인권센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위해 기도한다”고?

  • 입력 2020.12.05 22:1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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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지난 3일 ‘2020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한 가운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혀 대다수 한국교회와 다른 길을 공식화했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이번 인권선언문에서 △인간의 기본권이 실현되는 세상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겠다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겠다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연대하겠다 △양심의 자유를 위해 교회가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두 번째 선언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겠다’에서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한다”며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반영한 기본 인권법이다. 우리는 차별을 금지하는 이 법이 조속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 나가겠다. 차별이 사라지고 서로를 존중하며 환대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명시화했다는 점이다.

인간의 기본권과 노동자 존중, 국가보안법 폐지는 당위성이 분명하거나 대다수가 동의하는 사회적 가치들이다. 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야기가 다르다. 학력, 성별, 인종, 장애 등 그동안 우리 사회가 당연히 금지해 온 대표적인 차별들 뒤에 성소수자 차별을 넣어 동성애가 잘못됐다고 비판하지 못하고 잘못된 동성애로 빠져드는 사람들을 계도조차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경은 분명하게 동성애를 ‘죄’라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들은 강단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범법행위가 되고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이 심각하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을 있는 그대로 선포하지 못하고, 왜곡된 복음, 불완전한 복음을 전해야만 합법이 되는 웃지 못할 현실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성별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와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으신 ‘제3의 성’을 정상이라고 가르쳐야 하고, 본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성을 오용하는 행위를 당연시해야 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최초의 공동체인 가정이 점차적으로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염려가 매우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교회협 인권센터는 ‘도대체 누구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을 보는 것일까. 같은 성경을 보고 있기는 한 것인가’라는 비난에 직면할 만하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도와야 하는 것은 명백히 옳다. 죄가 죄인지 모르고 죄악에 물들어버린 소수의 죄인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빛 가운데 인도해 내어 참된 생명을 얻게 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 교회의 할 일이다. 소수의 죄인들의 죄악을 ‘소수자’라고 하여 그대로 인정하고 두둔해주며 오히려 더욱 당당하게 죄를 짓도록 보호해주는 것은 교회의 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교회협은 바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교회협이 오랫동안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함께 정치적 진보의 노선을 걸어온 것은 누구나 안다. 노동자를 대변하고 인권과 평등을 소리 높여 외쳤으며, 이로 인해 일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견인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교회협의 사회운동들은 철저히 말씀에 근거했다.

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다르다. 교회협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자성의 목소리에 세상이 잘한다고 칭찬하여 우쭐했더라도, 아무리 ‘보수꼴통 교회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더라도, 혹여 진보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함이었대도 ‘아닌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어야 했다. 상처받고 있는 성소수자들이 있다면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위로하고 창조주의 지으신 뜻을 깨우치게 하여 치유의 길로 이끌어야 할 교회가 죄악의 성을 더욱 공고히 세우도록 보초를 서고 수로를 파고 있으니 과거 세속화된 가톨릭의 타락의 길을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심각하다.

그래서일까.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총연합으로 결집되는 반면 교회협은 갈수록 위축되어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다. 교회협이 한국교회 대표적 연합기관이라고 인정하는 곳은 어디도 없다. 그나마 ‘존재의 의미가 있는 진보적 연합기관’이라는 인정의 시선마저도 점차 거두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교회협이 지난 11월16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에서 제69회 정기총회를 개최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이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교회협의 중심적인 회원교단들이 한교총에도 함께하고 있고, 한교총은 회원교단들의 뜻을 모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절대 반대하며 기도회까지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협은 회원교단들이 동의하지도 않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한다’는 선언을 인권센터의 이름으로 어쩌면 이렇게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회원교단들도 필요없고, 성경말씀도 상관없고, 오로지 세속적인 정의로만 가겠다는 것일까?

교회협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이번 인권선언문 곳곳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주신 십계명에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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