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를 삼키려는 교단이 있다” 의혹 불거져

  • 입력 2020.12.08 14:3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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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사장 이장호, 총장 정흥호, 이하 아신대)가 초교파 정체성을 버리고 교단 신학교로 변질되려 한다는 우려가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흘러나오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1974년 아시아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을 표방하며 설립된 아신대는 그 존재의 특성상 국제적이고 복음주의적인 성격을 가지며 해외 유수 신학교들과 교류하면서 초교파 신학교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생전 초교파 신학교로서의 정체성을 반드시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던 고 한철하 박사가 2018년 소천한 이후 아신대 내에서 이러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에 학내 구성원들은 물론 동문회와 졸업생들 사이에서도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하나님의 학문을 가르치는 신학교 내에서 ‘총장을 쫓아내고 신생 교단이 학교를 장악하려 한다’는 불의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신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았던 기억을 갖고 있기에 학교가 또다시 갈등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동문들 사이에서도 퍼져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논란의 배경에는 수 년 전 새롭게 만들어진 교단인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이하 KUPA)가 있다. (사)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이하 카이캄)에서 목회국장으로 일하던 A씨가 ‘업무상 횡령’이 발각되어 권고사직된 후 친분이 있던 몇몇과 함께 만든 교단이 KUPA이다.

이 KUPA의 현 총회장은 아신대 기획처장이기도 한 정홍열 교수다. 정 교수가 KUPA 설립부터 참여하며 교단 총회장을 지내는 동안 아신대 내에서는 “정 교수가 수업시간에 자꾸 KUPA에서 목사안수를 받으라고 홍보한다”는 불만이 감지됐다.

아신대는 카이캄에 회원으로 가입된 신학교인데다 졸업생 중 상당수가 매년 카이캄을 통해 목사안수를 받고 있기에 이러한 소식과 불만들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아신대는 초교파를 표방하는 신학교인데 정체도 모르는 신생교단에서 안수를 받으라고 한다”는 것.

내부 전언에 따르면 ‘KUPA가 신생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카이캄과 같은 독립교회연합회라고 설명하면서 카이캄이 불의하다고 비난하고, KUPA에서 안수받을 것을 적극 권유한다’고.

실제로 지난 KUPA 목사안수식에서 안수를 받은 10명 중 8명이 아신대 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전해진 더욱 심각한 의혹은 “이사회가 정흥호 총장을 내보내고, KUPA가 학교를 삼키려 한다”는 것이다.

KUPA가 아신대를 교단 신학교로 만들려 한다는 주장인데, KUPA 정기총회를 아신대 이사장 이장호 목사가 시무하는 높은뜻광성교회에서 하고 있는데다 이 목사가 통합측 목사임에도 KUPA 안수위원으로 계속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지목되고 있다. 더욱이 아신대 내에서 기획처장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 교수가 KUPA의 총회장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같은 의혹과 주장들로 학교 안팎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9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회는 이사 4명을 보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임이사에 KUPA측 핵심인사가 내정되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신대 이사회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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